황인범(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황인범(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백승호(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백승호(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다가오는 태국 원정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알맞은 중원 조합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C조 1위(승점 7), 태국은 2위(승점 4)에 위치해있다.

한국은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지난 경기 태국과 1-1 무승부를 거두며 FIFA 랭킹에서 7.47점이 하락한 것으로 산출됐다. 같은 날 호주가 레바논에 2-0으로 이기며 FIFA 랭킹 4.62점을 획득하며 잠정적으로 한국이 호주보다 뒤로 밀려났다. 이로 인해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아시아 4위에 위치하며 상위 3팀이 들어가는 월드컵 최종 예선 1포트에서 떨어졌다. 즉 최종 예선에서 일본이나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태국은 축구 열기로 가득찼다. ‘시암 스포츠’ 등 현지 매체는 한국을 맞이하는 태국 라자망갈라스타디움 48,900석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암표 가격은 10배 가까이 올랐다. 가장 싼 좌석도 6만 원 정도를 내야 구매가 가능하다. 태국축구협회는 라자망갈라스타디움 바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태국 팬들을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험난한 태국 원정을 딛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난 경기보다 더 단단한 조직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점유율 78%를 기록하며 태국을 밀어붙였으나 공격 전개에서 세밀함이 떨어져 아쉬운 무승부를 받아들여야 했다.

특히 중원 조합에 대해 고민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지난 경기 황인범과 백승호는 미드필더 짝으로 나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대부분 시간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태국을 상대로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선수비 후역습을 주 전략으로 사용하는 끈끈한 조직력을 가진 태국을 상대로 이기지 못하며 마냥 공격적인 조합은 문제될 수 있음이 증명됐다.

황 감독이 다시 한번 황인범과 백승호를 3선에 내세울 수도 있다. 이 경우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될 때 명확한 역할 분담과 세밀한 전술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과 백승호 모두 공격적으로 올라갈 때 더 장점을 드러내는 유형이고, 수비 기술이 특출나기보다 활동량과 압박으로 상대 역습 속도를 제어하는 수비를 더 잘하기 때문이다.

박진섭(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진섭(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호연(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호연(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만약 황인범이 이번 경기에도 선발로 나선다면 이론적으로 좋은 파트너는 박진섭 혹은 정호연이다. 박진섭은 황 감독이 발탁한 대표팀 미드필더 중 가장 수비적인 선수다. 소속팀 전북현대에서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고루 소화할 만큼 수비력과 축구 지능을 고루 갖췄다. 상대적으로 발기술이 다른 미드필더보다 약하지만 적어도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정도다.

정호연도 황인범과 좋은 조합을 이룰 수 있다. 정호연은 올 시즌 광주FC에서 이순민이 주로 맡던 수비적 역할을 성공적으로 계승했다. 여전히 공격 상황에서 뛰어난 공간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연계와 침투에 더 장점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나 적절한 역할 배분만 된다면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1인분을 해낼 수 있는 자원이다. 다만 이정효 광주 감독이 전술을 세세하게 이해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걸 생각하면 도리어 대표팀에서는 실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홍현석도 잠재적으로 3선에 내려올 수 있는데 대표팀 핵심이라 봐도 무방한 황인범과 플레이 유형이 비슷하다는 점, 지난 경기에서 2선에 가깝게 뛰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황 감독이 우선적으로 고려할 선택지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 간 호흡만 고려한다면 과감하게 황인범을 벤치로 내리는 대신 백승호와 박진섭을 미드필드에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이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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