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영입이 안테 레비치의 부활을 이끌었다.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2019/2020 이탈리아세리에A’ 24라운드를 치른 AC밀란이 토리노에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 25분 레비치의 선제결승골이 나왔다.

이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 영입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밀란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1월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자유계약으로 합류해 세리에A 7경기를 치렀다. 밀란은 그 동안 4승 2무 1패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5위 AS로마를 승점 4점차로 추격했다.

이브라히모비치 합류 전후 기록을 비교해 보면, 경기당 팀 득점은 0.94득점에서 1.43득점으로 크게 올랐고, 실점은 경기당 1.41실점에서 1.0실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를 통해 경기당 승점은 앞선 17경기에서 21승점을 따내며 경기당 1.24점에 그친 반면, 이브라히모비치 합류 후 7경기 14승점으로 경기당 2.0점이 됐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만능키인 건 아니었다.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은 새로 영입된 스타에게 맞는 퍼즐을 찾았다. 전반기 동안 주로 벤치에 머물렀던 레비치가 주인공이었다. 레비치는 이브라히모비치 영입 전까지 리그 1경기 선발 출장에 그쳤으나, 영입 후에는 3차례 선발 출장을 기록했다.

레비치의 득점포는 이브라히모비치가 오기 전까지 한 번도 터지지 않다가,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그라운드에 있을 때만 터졌다. 현재 레비치는 5골로 팀내 공동 득점 1위다. 밀란은 왼쪽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가 5골로 득점 1위를 달리는 기형적인 팀이었다. 레비치가 살아나면서 비로소 공격진의 득점이 안정됐다.

레비치는 기본적으로 전문 스트라이커보다 부지런한 2선 자원에 가깝다. 최전방에서 이브라히모비치의 부족한 기동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좌우 측면에 배치됐을 때도 성실한 움직임으로 이브라히모비치 주변에서 빈틈을 포착할 수 있다. 39세 노장 이브라히모비치는 워낙 나이가 많으므로 농구의 센터처럼 고공 플레이와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고, 젊은 동료들이 주변에서 많이 뛰어줘야 한다. 노장의 파트너 자리를 두고 활동폭이 넓은 레비치와 하파엘 레앙이 경쟁을 벌였으나, 결국 좀 더 미드필더스러운 플레이가 가능한 레비치 쪽이 승리한 구도다.

레비치는 지난 시즌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에서 9골 4도움의 준수한 기록으로 주목받은 뒤 밀란으로 이적했다. 당시 프랑크푸르트의 돌풍을 이끈 공격 삼각편대는 루카 요비치가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하고, 세바스티앙 알레르가 웨스트햄으로 이적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세 선수 모두 시즌 초반에는 새 팀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겨울 휴식기를 거치며 레비치가 가장 먼저 부활했다.

토리노전 득점에 이브라히모비치가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프랑크 케시에와 사무 카스티예호의 압박으로 따낸 공이 루카스 파케타의 연계 플레이를 거쳐 카스티예호의 땅볼 크로스로 이어졌고, 이를 레비치가 마무리했다. 그런데 득점 직전 상황을 보면 이날 왼쪽 윙어로 배치됐던 레비치가 중앙으로 이동해 이브라히모비치와 투톱처럼 서 있고, 이브라히모비치가 수비수 두 명을 끌고간 덕분에 레비치가 슛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두 공격수의 조합이 좋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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