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유벤투스는 팀당 20~23경기가 진행된 유럽 ‘5대 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 행진 중인 팀이다. 그러나 19승 3무라는 압도적 기록의 이면에는 일말의 불안감도 존재한다. 최근 경기력에 기복이 생겼고, 두 경기 연속 3실점이라는 유벤투스답지 않은 수비 불안도 나타났다.

유벤투스는 가장 최근 치른 3일(한국시간) 세리에A 22라운드 파르마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4일 프랑스리그앙 선두 파리생제르맹(PSG)이 오랜 라이벌 올랭피크리옹에 1-2로 패배하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이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에 소속된 98팀 중 이번 시즌 무패를 유지한 팀은 유벤투스뿐이다.

그러나 유벤투스의 위력은 시즌 초에 비해 떨어져 있다. 초반 17경기에서 16승 1무를 거둔 것에 비하면 최근 5경기의 2무 3패는 비교적 나쁜 성적이다. 최근 5경기에서 12득점 7실점을 기록했는데 골은 많이 넣었지만 실점이 치솟았다.

그 사이에 열린 코파이탈리아 8강전에서 아탈란타에 무려 0-3으로 대패하기도 했다. 유벤투스는 코파에서 최근 4시즌 연속 우승한 최강팀이었다. 단순한 패배도 아니고 무기력한 대패는 문제가 있었다.

유벤투스의 전력은 1월 이적 시장을 통해 보강되기는커녕 소폭 하락했다.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4옵션 수비수였던 메드히 베나티아가 주전 자리를 요구하다 지쳐 남태희의 소속팀 알두하일(카타르)로 이적했다. 이 자리는 라치오에서 뛰던 마르틴 카세레스를 급히 영입해 메웠다.

문제는 베나티아를 내보낸 직후 발생했다. 한때 ‘BBC 라인’으로 유명했던 세계적 센터백 조르조 키엘리니, 안드레아 바르찰리,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세 선수 모두 라인업에서 자취를 감춘 건 2012년 3월 이후 거의 7년 만의 일이었다. 코파 아탈란타전 도중 키엘리니가 부상당하자 아직 실력이 무르익지 않은 센터백 다니엘레 루가니가 원래 풀백인 마티아 데실리오와 부랴부랴 호흡을 맞추다 대량 실점을 당했다. 이어 파르마전에서는 루가니와 카세레스가 센터백으로 출장했고, 역시 3실점을 당했다. 유벤투스가 두 경기 연속 3실점을 당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미드필드의 불안감 역시 해소되지 않았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충신’이었던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를 내보내는 대신 엠레 찬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해 중원을 강화하려 했다. 그러나 찬의 활용방안을 여전히 찾지 못했다. 특히 21라운드 라치오전에서 찬을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보냈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찬이 자책골을 넣는 등 부진한 경기를 하자 “내가 잘못된 역할을 줬다”고 시인했다.

자미 케디라가 32세에 불과한 나이에 이미 기량 하락을 겪고 있다. 미랄렘 퍄니치가 꾸준히 볼 배급 능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유망주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순조롭게 성장한 건 다행이고, 블래즈 마튀디의 경기력은 늘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중원의 질과 양 모두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팀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득점력을 발휘하고 있다. 라치오전에서 1득점(페널티킥)하며 한 골 차 승리를 이끈 것도, 파르마전에서 두 골을 넣은 것도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17골로 세리에A 득점 1위다. 그러나 유벤투스는 호날두, 마리오 만주키치, 더글라스 코스타, 파올로 디발라 등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여전히 정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유벤투스는 공격, 중원, 수비 모두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여전히 세리에A 우승 가능성은 압도적이지만 문제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다. 세리에A에서 두 경기를 더 치르면 21일 UCL 16강전 1차전인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그때까지 개선된 경기력을 마련하는 것이 알레그리 감독의 임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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