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조현우와 김민재는 간판 스타답게 동료들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품고 있다. 주전으로 뛰기 힘든 나상호는 각오의 내용이 다르다. 한정된 기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K리그2(2부)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31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조현우, 김민재, 나상호, 김정민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재 소집된 선수 중 각 연령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조현우는 와일드카드 중 유일하게 제때 소집된 ‘2018 러시아월드컵’ 스타다. 김민재는 이번 대회 주축인 1996년생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나상호는 K리그2에서 11골로 득점 1위에 올라있어 현재 소집된 멤버 중 가장 강력한 득점원이다. 유일한 1999년생 김정민은 대표팀 20명 중 막내다.

조현우는 가장 자신감이 넘쳤다. 보기 드물게 당당한 화법을 구사해 ‘라디오스타’에서도 동료 선수들의 놀림을 받았던 조현우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날도 다르지 않았다. “민재가 다 막아준다고 했다. 걱정 하나도 안 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인 건 다 지난 일이다. 모든 것 내려놓고 매 경기 최선 다 하겠다. 월드컵 이상을 충분히 보여줄 거란 자신이 있다. 기대해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경기하겠다.”

축구계 대표적인 사랑꾼으로 캐릭터가 잡혀 버린 조현우는 “와이프도 와일드카드로 뽑힌 만큼 책임감 있게 하고 오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내겐 이 순간이 영광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많은 응원 해 주시면 이 친구들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금메달을 따고 오겠다”라고 말했다.

월드컵에는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이미 국내 최고 수비수 반열에 오른 김민재 역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조현우의 발언에 대해 “네, 제가 다 막기로 했고요. 뒤로 흐르는 볼은 현우 형이 막아주시기로 했습니다”라고 동의한 김민재는 이미 아시아 각국의 A대표팀을 상대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며 U-23 대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아시아 팀과의 A대표팀 경기에서 내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23세 대회에서 내가 유리한 피지컬 등 장점을 살리고, 경기장에서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몸 관리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 하고 있다. 아시아 팀을 상대로 내 한계를 느껴보고 싶고 부딪쳐보고 싶다.” 상대를 아예 압도하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나상호, K리그2를 대표하는 선수의 책임감

전국적으로 유명한 조현우, 김민재와 달리 나상호는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선수다. 7월에만 4골을 몰아치면서 광주F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종횡무진 날뛰는 사람을 비유하는 유행어를 따서 ‘K2 여포’라는 별명도 생겼다. 여포라는 말은 좋은 뜻일 때도, 나쁜 뜻일 때도 있다. 나상호에겐 좋은 별명이다.

그러나 나상호는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뛰기 가장 힘든 선수이기도 하다. 대표팀 전술로 3-5-2가 유력한 가운데, 공격수 두 자리를 놓고 해외파 4명이 합류한다. 와일드카드인 황의조와 손흥민, 또래 해외파인 황희찬과 이승우 모두 강력한 경쟁자다. 손흥민을 제외한 모든 와일드카드가 첫 경기 전에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승우와 황희찬은 합류 시기가 늦어 첫 경기에는 교체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1차전 주전 공격 조합은 나상호와 황의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상호 역시 8월 12일(한국시간) 바레인을 상대하는 1차전이 자신에게 중요한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 날은 나상호에게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날이 내 생일이다. 골도 넣고 최상의 시나리오를 써 보고 싶다.” 나상호는 “해외파 합류가 늦어져서 경기에 나갈 확률이 높아졌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긴장도 되고 더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바레인이 중동이라 초반에 해결하지 않으면 뒤로 갈수록 위험하다. 초반에 집중해서 더 많이 뛰고 공격적으로 뒷공간 침투를 많이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상호는 K리그2를 대표한다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 나상호는 “내가 잘 하면 국내 리그가 발전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컨디션 유지한다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막내 김정민은 비교적 말수가 적었고 조심스런 태도로 인터뷰했다. 김정민은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타인 조현우를 만난 기분을 묻자 “월드컵 TV로 보다가 실제로 보니까 더 잘생기셨고”라고 대답해 좌중을 웃겼다.

수줍은 태도와 별개로 김정민의 재능은 높게 평가받는다. ‘제2의 기성용’이라는 별명에 맞게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민은 “공격적으로 할 때는 미드필더가 중요하다. 수비보다 공격이 중요할 것 같다. 공격할 때 활동적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겠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강하게 부딪치겠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