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런 월드컵은 없었다.” 남자 축구대표팀에 떼로 들이닥친 부상 악령을 보고 한 축구인이 한 말이다. 이근호의 이탈이 22일 발표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 엔트리에서 또 부상자가 나왔다.

21일 대표팀 소집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근호는 이날 저녁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짐을 싸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빠져나갔다. 한국은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엔트리 발표에 앞서 김민재, 염기훈이 부상당했다. 엔트리를 28명으로 발표하자마자 권창훈이 다쳤고, 이근호까지 이탈했다. 남은 선수는 26명이다.

다친 선수 중 세 명이 확고한 주전이었다. 센터백 김민재, 미드필더 권창훈, 공격수 이근호는 그동안 각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 온 선수들이다. 여기에 핵심 서브 자원으로 간주됐던 염기훈까지 빠졌다. 한국의 전술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이유다.

여전히 컨디션 관리는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다. 레프트백 김진수는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소집됐다.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부상으로 고생 중인 김진수는 6월 1일 출정식 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 때 복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지만 복귀에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만약 김진수까지 빠지면 대표팀은 25명으로 줄어든다. 단 2명만 빼면 23명 최종 엔트리가 된다.

김진수 외에도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한 선수들은 파주 NFC 회복실을 드나들고 있다. 22일 대표팀이 훈련 없이 파주 NFC 안에서 휴식을 취했다. 선수들은 줄지어 치료실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회복을 위해 찾은 선수도 있고 간단한 마사지, 컨디션 회복을 위한 물리치료를 요청한 선수도 있었다. 26명 중 20여 명이 치료실을 다녀갔을 정도다. 온전한 컨디션인 선수가 드물다.

다행인 건 부상이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딱히 사기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표팀은 여전히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선수들이 흔들리거나 동요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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