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동환 기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신태용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모였다. 닷새째 선수들의 훈련이 계속됐다. 그런데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될 팀 훈련에 앞서 선수들이 개인 휴식을 취하는 동안, NFC에서는 하얀 연기가 곳곳에서 피어 올랐다.

24일, NFC는 방역을 실시했다. 장대비가 그친 후인 3시 30분 경부터 오후 4시까지 하얀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담당 직원은 건물 외곽을 한 바퀴 돌고, NFC 본관 건물 지하에도 진입해 ‘벌레 박멸’을 시행했다. 인근에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NFC는 해충과 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주위가 온통 야산에 둘러싸여 있고, NFC 역시 조경이 잘 되어 있다.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아지며 바퀴벌레, 모기, 진드기 등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다.

문득 요즘 ‘살충제’가 사회의 뜨거운 감자라는 생각이 스쳤다. NFC 본관 정문의 문은 닫혀있었지만, 선수들이 생활하는 숙소의 창문은 군데군데 열려 있었다. 여자 19세 이하 대표팀은 방역이 실시될 당시 본관에서 떨어진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고, 국가대표팀은 실내에서 각자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살충제 연기가 그대로 실내로 유입됐다.  

통상적으로 일반 건물과 아파트의 경우 실외 방역을 시행할 경우 독성의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사전에 입주자에게 고지하고 창문을 닫도록 안내한다. 선수들에게도 살충제 살포 사실을 공지하고 창문을 닫도록 해야 했다. 

걱정된 마음에 방역 작업을 담당한 직원에게 “모기가 많나”고 묻자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방역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방역 담당 직원에게 물어보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성분, 인체에 대한 독성과 인체에 대한 영향은 담당자도 정확히 잘 모르는 사안이다. 선수단 지원 관계자에게 살충제를 이용한 방역에 대해 묻자 "모기가 너무 많아서 생활하기 힘들다"고 했다. 

NFC에서 사용한 연막 분사기는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부탄가스를 이용해 분사력을 높이는 제품이었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분사기는 주로 ‘빠른 효과를 내고, 광범위한 지역에 지속성 높은 살충 효과’를 낸다는 살충제를 사용한다. ‘눈이나 피부에 묻었을 때에는 즉시 세척, 하천 등에는 절대 혼합되지 않아야 하며, 사람이나 동물이 먹어서는 안된다’는 친절한 안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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