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의 맞대결이 미국 전역의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오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아우디 2025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컵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전 로스앤젤레스FC(LAFC)와 밴쿠버화이트캡스가 격돌한다. 단판 승부로 진행되며 정규 시간 내 승부가 나지 않을 시 연장전 및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손흥민과 뮐러가 서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손흥민은 지난 8월 LAFC 합류 후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정규 시즌 10경기 9골 3도움이라는 엄청난 공격 포인트 생산력을 보였다. 손흥민 합류 기점으로 LAFC도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서부 3위로 끝마친 LAFC는 MLS컵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손흥민의 덕을 봤다.

LAFC는 1라운드 오스틴FC를 상대했다. 올 시즌 오스틴 상대로 승리한 적 없는 LAFC는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를 앞세워 상대의 짠물 수비를 타파했다. 1차전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없이도 수차례 키패스로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2차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부앙가와 3골을 합작해 오스틴을 완파했다.

LAFC가 손흥민 영입 효과를 봤다면 밴쿠버는 뮐러 효과를 봤다. 뮐러 역시 지난 8월 밴쿠버에 합류했다. 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된 뮐러는 빠르게 팀의 녹아들어 공격 지휘자 역할을 도맡았다. 뮐러는 리그 8경기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밴쿠버도 서부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 혜택을 누렸다. 밴쿠버는 1라운드에서 FC댈러스와 맞붙었고 역시 2승으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손흥민과 뮐러의 맞대결은 올 시즌 MLS컵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큰 볼거리로 떠올랐다.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과 뮐러 중 한 명의 MLS 데뷔 동화는 끝날 예정이다”라며 맞대결을 조명했다. 매체는 유럽에서 활약한 손흥민과 뮐러가 독특한 MLS식 축구 문화에 빠르게 녹아든 점을 치켜세웠다.

매체는 LAFC 동료 라이언 홀링스헤드와 인터뷰를 전했다. 윙백을 맡고 있는 홀링스헤드는 손흥민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던 운동 기구를 손흥민에게 건네자, 그는 ‘자, 한 번 해볼게’라고 말했다”라며 “그러더니 웃으면서 그 운동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준비가 돼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 손흥민은 사복차림이었지만, 장난을 걸어볼 기회였고, 그는 그걸 완벽히 받아쳤다”라며 손흥민의 남다른 친화력을 회상했다.

밴쿠버 내에서 뮐러의 적응력도 손흥민과 다를 바 없었다. 위 매체에 따르면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베르할터는 뮐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일을 떠올리며 “뮐러는 ‘우리 함께 큰일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라며 “뮐러는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들려 하지 않는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함을 유지하며 그게 그를 성공하게 만든다”라고 예찬했다.

매체는 두 선수의 MLS 합류 전 맞대결 전적도 언급했다. 손흥민과 뮐러는 유럽에서 경쟁하던 시절 총 9번을 맞붙었고 6승 2무 1패로 바이에른뮌헨 소속이었던 뮐러가 우세를 점하고 있다. 손흥민의 1승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조별리그 탈락 시킨 ‘카잔의 기적’으로 불린 바로 그 경기다.

경기를 앞둔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 역시 뮐러의 밴쿠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체룬돌로 감독은 “뮐러는 확실히 밴쿠버에 있어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차이를 만드는 선수이고 초점이 되는 선수다. 뮐러는 확실히 그 팀을 더 좋게 만들었고, 손흥민은 우리 LAFC를 더 좋게 만들었다”라며 뮐러에 대한 질문에 손흥민으로 맞받아쳤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