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포옛 전북현대 감독. 서형권 기자
거스 포옛 전북현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전북현대가 우승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시즌 최고의 라인업을 2명 제외하고 전부 전북으로 채울 수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9일 K리그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를 열어 올 시즌 K리그1, K리그2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일레븐 부문의 3배수 후보를 선정했다.

베스트일레븐 부문은 전체 후보 33명이 선정됐다. 입후보자들 중 역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소속팀은 전북이었다. 공격수에 전진우, 미드필더에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 송민규, 수비수에 김태환, 홍정호, 김태현, 골키퍼에 송범근까지 총 9명의 선수가 베스트일레븐 각 포지션 부문에 포함됐다.

올 시즌 전북이 보인 행보를 보면 당연한 결과다. 지난 시즌 전북은 초유의 부진을 겪으며 11위로 추락,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잔류를 거뒀다. 왕조의 몰락이라며 자존심을 구긴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포함 유럽 등지에서 활약한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하며 명가 재건에 나섰다. 포옛 감독 지휘 아래 동계 전지훈련 간 체력 및 전술 훈련 등을 집중했다.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전북의 목표는 우승까지는 아니었다. 지난 시즌 추락을 곱씹으며 차후 우승권 도약 가능성만 볼 수 있더라도 올 시즌은 성공적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포옛 체제의 전북은 기대 이상의 행보로 올 시즌 K리그를 흔들었다. 선수단 체급이 좋은 전북 전력에 포옛 감독식 간결하고 선 굵은 전술이 입혀지니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특히 리그 최고 수준의 단단한 수비력으로 전북은 쉽게 지지 않은 팀으로 거듭났다. 3월 16일 포항스틸러스전부터 8월 16일 대구FC전까지는 5개월 동안 리그 22경기 무패(17승 5무)로 압도적인 질주를 하며 최다 무패 행진의 새역사를 쓰기도 했다.

박진섭(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박진섭(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패배를 잊고 질주한 전북은 파이널 라운드 진입 직전인 33라운드 수원FC전 승리를 끝으로 4년 만에 K리그1 왕좌 복귀를 확정했다. 게다가 K리그 최초 단일 구단 10회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업적까지 이루며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지난 36라운드 대전하나시티전 승리 후에는 성대한 우승 세레머니까지 즐기며 올 시즌 K리그1을 완전한 녹색 빛으로 물들였다.

입후보된 9명의 선수 모두 전북 우승의 핵심 멤버들이다. 올 시즌 전북은 외국인 선수들보다도 국내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콤파뇨, 티아고, 감보아 등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전북 전력의 핵심은 코어 라인에 포진된 걸출한 국내 자원들이었다.

전진우(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전진우(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공격진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전진우는 팀 내 최다 득점자다. 포옛의 황태자로 불린 전진우는 전반기까지 놀라운 득점 행진을 보였다. 4월 4골, 5월 5골로 2달 연속 이달의 선수상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득점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며 현재 34경기 15골로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미드필더는 송민규, 박진섭, 김진규, 강상윤이 입후보했다. 송민규는 붙박이 왼쪽 윙어로서 큰 경기마다 쏠쏠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내비쳤다. 주장 박진섭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전북을 든든하게 지켰고 MVP 후보에도 올랐다. 김진규 역시 전북 중원의 지휘자로서 볼배급을 도맡았고 이따금 강력한 킥력으로 원더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강상윤은 너른 활동량과 전술 수행력으로 미드필드 전포지션을 소화하며 활약했고 오른쪽 미드필더 후보로 입후보했다.

전북 현대. 서형권 기자
전북 현대. 서형권 기자

수비수는 김태현, 홍정호, 김태환이 이름을 올렸다. 김태현과 김태환은 좌우 풀백으로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넘치는 수비로 공수에서 고루 영향력을 발휘했다. 홍정호는 시즌 초 부상에서 돌아온 뒤 곧장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고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완숙한 수비력으로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했다. 골키퍼는 대표팀을 오가며 시즌 내내 걸출한 선방을 해낸 송범근이 포함됐다.

선정된 후보들은 24일부터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가린다. K리그1·2 베스트11은 시상식 당일인 내달 1일 오전 사전 공개할 예정이며, MVP·영플레이어·감독상 수상자는 같은 날 오후 3시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 현장에서 발표된다.

■ K리그1

○ MVP: 박진섭(전북), 싸박(수원FC), 이동경(울산)

○ 영플레이어: 이승원(강원), 채현우(안양), 황도윤(서울)

○ 감독상: 거스 포옛(전북), 유병훈(안양), 황선홍(대전)

○ 베스트11:

- GK: 김경민(광주), 송범근(전북), 황인재(포항)

- DF 좌: 김진수(서울), 김태현(전북), 이명재(대전)

- DF 중앙: 변준수(광주), 안톤(대전), 야잔(서울), 이창용(안양), 전민광(포항), 홍정호(전북)

- DF 우: 김문환(대전), 김태환(전북), 조성권(광주)

- MF 좌: 김승섭(제주), 송민규(전북), 윌리안(수원FC)

- MF 중앙: 김봉수(대전), 김진규(전북), 박진섭(전북), 세징야(대구), 오베르단(포항), 토마스(안양)

- MF 우: 강상윤(전북), 모재현(강원), 문선민(서울)

- FW: 모따(안양), 싸박(수원FC), 이동경(울산), 이호재(포항), 전진우(전북), 주민규(대전)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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