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영상 속 타노스 코치.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제공
증거 영상 속 타노스 코치.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전북현대 서포터즈 연합 매드그린보이스(MGB)가 마우리시오 타리코(타노스) 수석 코치 손동작에 대한 상벌위원회 결정에 규탄 성명문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제 14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북 타노스 코치에 대한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퇴장 판정과 별도)를 결정했다. 타노스 코치는 이달 8일 열린 K리그1 36라운드 전북 대 대전하나시티즌 경기 후반 추가시간, 주심이 상대 선수의 핸드볼 파울을 즉시 선언하지 않자 이에 과도한 항의를 하여 경고를 받고, 이어 퇴장 조치를 받았다.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인종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타노스 코치는 상벌위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두 눈을 가리켰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상벌위원회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서 타노스 코치가 검지 손가락을 눈의 중앙에 댔다가 가장자리로 당기면서 눈을 얇게 뜨는 모습이 보이고, 이러한 제스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정 인종의 외모를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되어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여러 차례 받은 행동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타노스 코치의 진술서와 당시 영상 등에 의하면 타노스 코치가 이 행동 전후로 욕설과 함께 'racista(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던 정황 등도 고려했다고 상벌위는 밝혔다. 더불어 타노스 코치의 행위는 그 형태가 이른바 '슬랜트아이(slant-eye)'로 널리 알려진 동양인 비하 제스처와 동일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인종차별로 인한 모욕적 감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여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상벌위는 이번 결정에서 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의 인종차별 행위 관련 징계 사례를 참고했고, 구체적인 양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과열된 경기 양상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것임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전북현대 서포터즈 연합 MGB 2차 성명문. MGB 인스타그램 캡처
전북현대 서포터즈 연합 MGB 2차 성명문. MGB 인스타그램 캡처

상벌위가 타노스 코치의 행위를 ‘인종차별’로 규정하자 MGB는 즉각 2차 성명문을 발표했다. MGB는 19일 오후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와 연맹 상벌위의 만행을 규탄한다”라며 “파렴치하고 폭압적인 중징계 결정을 전북 서포터즈 연합 MGB의 이름으로 강력히 거부하며, 통렬한 마음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징계회부 결정과 관련해 1차 성명문을 낸지 1주일 만에 추가 성명이었다.

“심판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인종차별 프레임'을 당장 걷어치워라”, “’내로남불’ 심판 권위주의를 등에 업은 폭압적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라며 상벌위 결정에 거센 반론을 제기한 MGB는 통상적인 항의 제스처를 인종차별로 둔갑시킨 악의적인 선동이라며 타노스 코치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K리그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결정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MGB는 상벌위 측에 “즉각 징계 철회”, “공개 사과”,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하며 “연맹이 이 상식적인 요구를 묵살할 경우, 가능한 모든 수간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천명한다”라며 요구에 미응할 시 강경 대응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제공, MGB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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