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가나가 홍명보호와 맞대결을 앞두고 전력이 급약화됐다. 홍명보호의 포트2 확보가 확정적인 가운데 평가전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평가전을 치르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가나를 상대한다. 홍명보호는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에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을 상대하는 가나가 반쪽을 넘어 미완성 전력으로 입국했다. 가나는 종전 11월 명단에서 주축인 모하메드 쿠두스를 포함해 알렉산더 지쿠, 토마스 파티, 조던 아이유, 파타우 이사하쿠, 조셉 페인트실 등을 부상 및 컨디션 문제로 제외했다. 소위 빅리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자원은 앙투안 세메뇨(AFC본머스), 모하메드 살리수(AS모나코) 등뿐이었다.

주축들의 소집 불발로 이미 전력 약화된 가나는 지난 14일 일본 원정 평가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0-2 참패했다. 2실점만 내줬지만, 일본 경기력에 완전히 압도 당했고 전반전에는 유효 슈팅을 한 차례도 만들지 못하는 등 아쉬웠다. 일본 원정을 마친 가나는 곧장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입국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주축 자원들마저 저마다 문제로 이탈했다.

17일 가나 ‘3news’는 세메뇨와 살리수의 가나 대표팀 이탈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두 선수는 개인적인 사유로 대표팀 캠프를 떠나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정확한 사유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대다수 핵심 전력이 빠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한국전까지 소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결국 가나는 핵심이 모조리 빠진 ‘팥소 없는 찐빵’ 전력으로 홍명보호를 상대할 예정이다.

물론 포트2 확보를 위해 승리가 필요한 홍명보호 입장에서 희소식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포트2를 위해 내용보다 결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이제는 퇴색돼 버렸다. 홍명보호와 포트2 끝자락 경쟁을 펼치던 팀이 평가전에서 패배하며 한국은 설령 가나전에서 지더라도 포트2 확보가 유력해졌다. 당최 11월 일정은 홍명보호의 월드컵 성패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었다. 내년에 있을 북중미 월드컵 포트 분류가 11월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22위로 포트2 마지노선인 24위에 걸친 상황이었기에 볼리비아와 가나전 승리가 필요했다. 경기력 논란은 있었지만, 볼리비아전에서 승리한 홍명보호는 가나전까지 결과를 챙길 의도였다.

그런데 지난 15일 한국을 맹추격하던 호주(26위)가 베네수엘라에 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더불어 17일 이탈리아(9위)가 유럽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해 포트4로 밀려나는 게 유력해지면서 포트2 마지노선은 24위로 사실상 굳혀졌다. 축구 콘텐츠 매체 '풋볼 미트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볼리비아전 승리로 약 1597점으로 2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FIFA 랭킹 73위 가나에 패한다고 하더라도 포인트를 7점 정도만 잃는 것으로 계산되기에 25위 에콰도르(1589점)와 26위 호주(1578점)에 역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포트2 확보가 확정적으로 되면서 홍명보호는 가나전 결과가 아닌 내용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가나가 반쪽 이상의 전력 누수를 가지고 홍명보호를 상대하기에 평가전 상대로 적합한지에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어졌다. 포트4가 유력한 가나는 홍명보호가 월드컵에 나설 시 조별리그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상대다. 월드컵 모의 시뮬레이션으로서 안방으로 초청까지 했는데 차포를 뗀 전력으로 우리와 맞붙는다면 대회가 7개월 남은 시점에서 시간 낭비성 평가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