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왼쪽에서 두번쨰, FC스피어), 카를레스 푸욜(오른쪽, 실드 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웨인 루니(왼쪽에서 두번쨰, FC스피어), 카를레스 푸욜(오른쪽, 실드 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영국 축구계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유명한 그레엄 수네스(72)가 최근 인터뷰에서 “어떤 해설은 소리를 꺼버린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그 와중에도 웨인 루니만은 예외적으로 ‘듣고 싶은 해설자’라고 추켜세웠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 발언을 단독으로 조명하며 “수네스의 속내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수네스는 스카이스포츠에서 15년 동안 주요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22–2023 시즌 종료 후 하차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해설 기준은 엄격했고, 그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해설자는 그 기준을 넘지 못한 듯했다.

“루니는 상식적으로 말한다… 권위가 있다”

수네스가 유독 루니를 높게 평가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루니는 상식(common sense)으로 말한다. 권위가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말을 듣는다”고 밝혔다.

이어 “맨유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전사(warrior)였던 그가 말하면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루니는 최근 BBC 매치 오브 더 데이에 정규 패널로 합류했고, 아마존 프라임의 챔피언스리그 중계까지 맡으며 해설자로서의 커리어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연봉은 약 80만 파운드(약 13억 원)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은 “감독으로는 잇따라 실패했지만, 해설자로는 성공 기류를 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네스는 루니 칭찬 직후, “그런데 다른 몇몇 해설자들은… 나는 그냥 소리를 끈다”고 폭로하며 현역 해설자들을 향해 날 선 평가를 던졌다.

누구를 지목했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데일리 메일은 이를 “현영역 해설자 전반에 대한 혹평”이라고 해석했다.

웨인 루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스티븐 제라드(왼쪽부터, FC스피어). 서형권 기자
웨인 루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스티븐 제라드(왼쪽부터, FC스피어). 서형권 기자

 

루니 vs 판다이크…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진 ‘빅매치’

데일리 메일은 수네스의 발언 맥락을 설명하며 최근 루니와 리버풀 주장 버질 반다이크의 ‘중계석 설전’도 함께 전했다.

루니는 리버풀의 최근 부진을 두고 “파다이크와 살라의 리더십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판다이크는 이에 대해 즉각 “루니의 비판은 lazy(성의 없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며칠 뒤 아마존 프라임 스튜디오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했다. 판다이크는 “요즘 비판이 과했다”고 말하면서도 “전직 선수들이 관점을 제시하는 건 의미 있다”고 수습했고, 루니는 “이제 아무 말도 안 하겠다. 내가 오히려 리버풀을 자극해 연승을 만들었나 보다”며 웃으며 넘겼다.

마지막에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비판이 정당했음을 강조했다. “리버풀이 몇 경기 연속 예상 밖 패배를 했을 때, 주장이 나서서 잡아줘야 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다.”

데일리 메일은 이 장면을 두고 “루니는 숨지 않고 정면 돌파했다. 그리고 그게 해설자 루니의 힘”
이라고 평가했다.

수네스의 기준: ‘축구의 상식’과 ‘실전의 권위’

수네스가 루니를 칭찬하며 “다른 해설은 소리를 끈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개인적 호감이 아니다.
그는 해설자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1)선수 시절의 권위 2) 상식적 분석 3) 불필요한 포장 없는 표현 4)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을 꼽아왔다.

데일리 메일은 “그 기준을 충족하는 해설자 중 하나가 루니이며, 오히려 최근 가장 돋보이는 신예 해설자” 라고 강조했다.

웨인 루니 버밍엄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웨인 루니 버밍엄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감독으로 실패한 루니, 해설자로 재탄생 중

루니는 2년 사이 버밍엄 시티와 플리머스 아가일 감독직에서 모두 짧은 시간에 경질됐지만, 데일리 메일은 “감독으로는 실패했지만, 해설자로서는 상승세의 초입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루니는 이미 현역 시절부터 1) 경기 읽기 능력 2) 두려움 없는 발언 3) 간결한 표현으로 유명했으며, 그 성격이 해설자 직업과 맞물리면서 “가장 영리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데일리 메일의 단독 보도는 수네스의 직설 속 한 가지 메시지를 뚜렷하게 남긴다. “대부분의 해설은 소리를 끄지만, 루니는 다르다.”

수네스의 날카로운 평가 속에서 루니는 새로운 커리어의 중심에 서고 있으며, 영국 축구 미디어 환경에서도 점점 더 영향력 있는 목소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진=서형권 기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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