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잉글랜드 대표팀 토마스 투헬 감독이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을 같은 선발 라인업에서 동시에 기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대표팀 내부의 전술 구조와 포지션 경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는 13일 투헬의 기자회견과 라디오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 보도하며, 잉글랜드가 직면한 ‘호화 자원의 딜레마’를 집중 분석했다. 이미 2026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잉글랜드는 세르비아와 알바니아를 상대하는 이번 11월 A매치 기간에 벨링엄과 포든이 오랜만에 팀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체 선수들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 모건 로저스가 10번 역할에서 대표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팀 내 경쟁 구도가 급격히 복잡해졌다.

투헬은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현재 잉글랜드가 유지하는 중원과 공격의 구조를 고려할 때 케인, 벨링엄, 포든이 같은 팀에서 동시에 출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시스템이 6번, 8번, 10번, 9번으로 명확히 역할이 나뉘어 있고, 특히 10번 자원에 중복이 심하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포든, 벨링엄, 로저스, 콜 파머, 에베레치 에제, 모건 깁스-화이트 등 공격형 미드필더가 다수 포진한 상황에서 단순히 스타들의 이름값만으로 베스트11을 꾸릴 수 없다는 것이다.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주드 벨링엄(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투헬은 “지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셋을 함께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밸런스가 유지되어야 하고, 전문 포지션을 가진 윙어들이 들어가야 한다. 팀의 안정성을 해치는 방식으로 선발을 구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에 다섯 명의 ‘10번 역할’을 모두 데려갈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도 밝혔다. 이는 벨링엄, 포든, 로저스, 파머, 에제 사이에서 누군가는 탈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포든에 대해서는 다소 예외적으로 평가했다. 투헬은 포든이 10번뿐 아니라 9번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고 있고,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8번과 10번을 혼합한 위치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여러 포지션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벨링엄과 로저스의 경우에는 “현재로서는 같은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라고 단언했다. 벨링엄과 포든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잉글랜드는 그들이 없는 동안 4경기를 합계 15-0으로 승리하며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복귀한 두 스타 역시 기존의 경쟁 구조 속에서 자리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투헬은 또한 대표팀 내부 분위기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큰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벨링엄과 포든 없이도 높은 기준을 유지해 왔다. 이제는 그들이 그 기준에 맞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스타 중심 운영이 아니라 체계와 구조가 우선되는 팀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비수 마크 게히의 부상 상황과 관련해서는 구조적 손상은 없으며 알바니아전 복귀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해리 케인(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해리 케인(잉글랜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노팅엄 포레스트 미드필더 엘리엇 앤더슨에 대해서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이라고 평하며, 대표팀 내에서 확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을 통해 드러난 것은 투헬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전술적 구조와 역할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잉글랜드가 종종 ‘스타 동시 기용’이라는 명제에 묶여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투헬은 이름값이 아닌 포지션 전문성과 시스템 적합성을 우선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케인·벨링엄·포든 같은 월드클래스 자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팀 전체의 균형을 위해 일부 스타는 선발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스카이스포츠는 투헬 체제의 잉글랜드가 “슈퍼스타가 넘치지만, 구조는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논란이 향후 선발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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