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맨체스터시티는 왼발잡이 선수 없이 왼쪽 공격을 전개한다. 파괴력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맨시티는 지난 여름 르로이 사네를 바이에른뮌헨으로 보냈다. 사네가 무릎을 크게 다친 데다가 라힘 스털링이 꾸준히 왼쪽 측면에서 활약하면서 원하는 만큼 출전 기회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맨시티의 주전 왼쪽 날개는 스털링이다. 주로 왼쪽에서 활약하지만 오른발잡이로 측면이 아니라 중앙으로 돌파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수비는 중앙으로 밀집된다.

이때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 바로 왼쪽 수비수였다. 스털링이 중앙으로 돌파하며 열린 왼쪽 측면을 활용하면, 직선적인 돌파와 크로스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벵자맹 멘디가 영입되면서 바랐던 효과도 이것이다. 멘디는 힘과 속도를 모두 갖춘 데다가 왼발로 올리는 크로스가 장기다. 문제는 멘디는 잦은 부상으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편 오른쪽 측면 조합도 비슷한 개념으로 운영된다. 왼발잡이인 리야드 마레즈가 오른쪽 측면에서 주전으로 활약한다. 마레즈 역시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하는 것을 즐기는 '반대발 윙어'다. 이때 오른발잡이인 카일 워커가 측면 공간을 넓게 활용한다.

이번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고민 역시 왼쪽 수비수 기용에 있다. 멘디가 시즌 초반 출전하다가 부상으로 또 이탈했다. 이미 왼쪽 수비수로 기용된 선수가 여럿이다.  왼쪽 수비수로 분류되는 올렉산드르 진첸코는 물론이고, 나단 아케나 주앙 칸셀루가 왼쪽 수비로 기용되기도 했다.

맨시티의 전술적 색채를 생각해보면 역시 관건은 왼쪽 측면의 공격력이다. 스털링에게 쏟아지는 집중 견제를 활용해 공격을 펼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스털링 외에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어야 부담도 나눌 수 있다. 

일단 여러 선수를 기용한 뒤 과르디올라 감독은 칸셀루를 주전으로 낙점한 듯하다. 오른발이 좋은 점을 활용해 접고 들어가는 드리블을 자주 활용하고, 왼발로도 곧잘 위협적인 크로스를 보여준다. 측면을 따라 움직이면서도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칸셀루에게 전형적 왼발잡이 수비수와 같은 임무를 부여할 순 없다.

당장 선수 보강은 어렵다. 그래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왼발잡이 없이 왼쪽 공격을 살릴 방법을 전술적으로 찾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경기에선 변형 스리백으로 왼쪽 수비수들의 동선을 바꾸곤 했다. 맨시티는 빌드업 상황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고 나면 왼쪽 수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옆으로 올라오는 형태 변화를 자주 취한다. 이를테면 4-1-4-1 형태에서 왼쪽 수비수가 중원에 가담해 3-2-4-1로 변하는 것이다.

칸셀루와 진첸코는 중앙에 가담한 뒤 이전과 다른 동선으로 자주 움직인다. 기존에 왼쪽 수비수는 스털링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만든 측면을 넓게 활용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중원으로 이동한 칸셀루와 진첸코는 상대편 측면 수비수와 중앙 수비수 사이, 이른바 '하프스페이스'에서 자주 움직인다. 스털링의 돌파를 돕기 위해 수비를끌고 움직이거나, 연계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것이다. 5라운드 아스널전에선 아예 스리백을 세우고 칸셀루가 중원에 가담해 움직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10월 17일 아스널전을 시작으로 6경기에서 칸셀루를 4번 선발 기용했다. 그리고 2번은 진첸코에게 기회를 줬다. 칸셀루는 아스널전에서 아예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후방은 스리백으로 꾸렸다. 진첸코는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 이전에도 변형 스리백 전술에서 왼쪽 측면과 중원을 오갔다.

선수 구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칸셀루의 경우 오른발잡이로 왼쪽 측면을 넓게 쓰는 공격 형태에선 약점이 있을 수 있다. 진첸코의 경우 폭발적인 주력이나 힘으로 돌파를 하기엔 다소 부족하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11경기를 치러 21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초반 11경기에서 35득점을 터뜨렸다. 맨시티는 1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7라운드까지 9골을 기록해 리그 득점 순위에서 공동 12위를 달린다. 득점이 가장 많은 토트넘(18골)의 절반 수준이고, 지난 시즌 순위를 다툰 리버풀, 레스터시티(이상 17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선두 경쟁을 위해 공격력 강화는 필수고, 그 열쇠는 왼쪽 측면 공격의 완성도가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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