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이강인이 시즌 3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자신이 왜 출전 기회를 얻어야 하는지 경기력으로 입증했다.

발렌시아는 24일(한국시간) 스페인 엘체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마누엘 마르티네스 발레로에서 열린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7라운드에서 엘체에 1-2로 패했다. 발렌시아는 13위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최악의 전반전이었다. 발렌시아는 승격 팀 엘체를 맞아 점유율에서 41%로 크게 밀린 데다가, 단 1개 슈팅만 시도한 채 마무리했다. 전반 40분 카를레스 솔레르가 프리킥이 골문으로 향한 것이 유일했다.

그리고 2골을 허무하게 내주면서 무너졌다. 전반 19분 호산 페르난데스에게 돌파를 허용한 뒤 왼발 슈팅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7분엔 후방에서 공을 돌리다가 빼앗기면서 피델에게 추가 실점했다.

후반 들어 발렌시아는 수비 라인을 올렸다.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서 주도권을 쥐고 반격하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 공격에 짜임새가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선수 개개인이 장점을 발휘하거나,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할 때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후반 7분 호세 가야가 헤딩 슈팅, 후반 22분 솔레르의 슈팅이 그렇게 나왔다. 하지만 에드가르 바디아 골키퍼 정면으로 가면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발렌시아의 공격은 이강인이 교체 투입된 후반 23분 이후 활기가 돌았다.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인 것이 아니다. 이강인은 미드필더로서 필요한 플레이를 했다. 공을 받기 위해 적절한 위치에 있었고, 공을 받은 뒤엔 간결하게 동료를 찾았다. 자연스럽게 발렌시아의 공격 템포가 살아났다. 후반 26분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의 과감한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끝내 이강인의 발에서 추격이 시작됐다. 후반 29분 가메이로의 짧은 리턴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그대로 공간에 패스를 연결했다. 토니 라토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깨뜨린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득점했다.

경기 막판 발렌시아의 추격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후반 31분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놓쳤다. 다니엘 바스가 크게 넘겨준 패스를 마누 바예호가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수비가 골 라인을 넘기 전 걷어내고 말았다.

이강인은 후반 추가 시간을 포함해 28분 정도를 뛰었다. 하지만 부진했던 최악의 전반전, 그리고 답답하던 후반전 초반의 흐름을 단번에 바꿨다. 자신이 공격적으로 왜 필요한지를 보여줬다. 리그에서 기록한 시즌 3번째 도움은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일종의 무력 시위였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7.1을 부여했다. 교체 출전한 선수로선 이례적으로 높은 점수이고, 팀 내에서 2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