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계적으로 징병제 국가가 줄어들고 모병제로 전환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의 20대 청년들이 징집된다. 축구선수 경력과 의무 사이에서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건 손흥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손흥민의 군사훈련은 7일(한국시간) 토트넘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정하며 공식화됐다. 손흥민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잉글랜드 축구가 정지된 시기를 활용해 군사훈련을 받는다. 토트넘 복귀 시기는 5월이다.

손흥민 영입 당시부터 토트넘이 안고 있던 오랜 고민이 드디어 완전히 풀린다. 토트넘은 지난 2015년 영입 당시부터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상주상무 등의 형태로 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매’가 불가능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아 대체복무가 가능해졌고, 이번 군사훈련을 마치면 축구계에 계속 종사하는 것으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게 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징병제가 폐지되는 흐름이다. 특히 21세기 들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불가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모병제로 전환했다. 또한 한국만큼 일반 사병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국가는 징집되는 20대의 비중이 낮기 때문에 그만큼 대체복무나 면제 가능성도 높다.

브라질도 징병제지만 병역 때문에 고민하는 브라질 선수는 없다. 2억 명 넘는 인구 중 군인이 334,500명에 불과한데다 장기복무 신청자, 여성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치 않는데 군대에 가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축구선수라는 건 면제 사유로 인정 받는다.

손흥민에 앞서 병역 문제로 고심했던 EPL 선수가 다수 존재한다. 가장 유명한 예는 모하메드 살라다. 살라는 스타로 발돋움하기 전인 2014년 이집트로 돌아갈 상황에 처했다. 학업을 이유로 입대를 미루고 있었으나 이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총리가 나서서 특별 병역특례를 제공하면서 유럽에 남을 수 있었다. 살라는 이때부터 첼시, 피오렌티나, AS로마를 거쳐 점차 성장한 뒤 2017년 리버풀로 이적해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리버풀, 첼시, 아스널에서 뛴 이스라엘 출신 스타 요시 베나윤은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쳤다. 18세 때 이스라엘 리그에서 활약하는 것을 대체복무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베나윤은 병역의무를 마치고 2년 뒤인 22세 때 스페인라리가의 라싱산탄데르로 이적하며 빅 리그 도전을 시작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스타 수비수였던 네마냐 비디치도 세르비아(당시 유고슬라비아) 군대에 징집될 뻔했다. 프로 선수는 징집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비디치가 혜택을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비디치가 병역혜택 서류를 제출하고 단 이틀 뒤에 그의 고향인 우지체, 당시 거주 중이었던 베오그라드가 모두 북재서양조약기구(NATO) 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징집 대상이 확대됐다. 비디치는 단 이틀 차이로 징집을 피했다.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독일 대표 수비수 페어 메르테사커는 직접 병역특례를 신청한 선수다. ‘데일리 미러’와 가진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군용 무기를 직접 만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전차나 잠수함에 타기에는 너무 크므로 징집에 부적절하다는 탄원을 보냈다. 그 결과 의료 봉사로 대체복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메르테사커는 198cm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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