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기성용은 FC서울과 11년 전 맺어둔 계약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유럽으로 돌아갔다. 반면 이청용은 K리그 리턴이 가능할 듯 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서울과의 문제를 잘 풀 수도 있고 분쟁으로 갈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해결은 가능하다.

이청용 복귀는 기성용 때와 달리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장 관측이다. 이청용은 독일 소속팀 보훔과의 계약이 2019/2020시즌 끝날 때까지 지속되지만, 울산이 소정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보훔의 판매 동의를 이끌어냈다. 남은 건 이청용이 2009년 서울을 떠나 볼턴원더러스로 이적할 때 맺어둔 우선협상권 계약이다.

울산 측 관계자는 “서울이 이청용과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측은 우선협상권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울산은 이청용의 현 소속팀 보훔과 이적료 협상을 할 뿐, 일반적인 축구 이적에서 볼 수 없는 우선협상 관련 문제는 이청용이 직접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기성용 건과 달리 서울이 이청용의 K리그 복귀에 협조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기성용이 전북현대 입단을 추진하던 당시, 서울 측에서는 ‘기성용은 우리 팀의 자산,’ ‘기성용과의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다른 K리그 팀으로는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입장은 서울 서포터를 비롯한 일부의 지지를 이끌어냈지만, 어차피 기성용을 영입하지 못한 가운데 다른 팀으로 가는 걸 가로막는 행위에 대한 지지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서울 팬이 아닌 축구계 전체 여론은 서울이 소정의 위약금을 받고 전북행을 허락하는 게 낫다는 쪽으로 흘렀으나 서울은 이를 거부했다. 또한 기성용이 서울의 협상 태도를 문제삼으며 “다시 K리그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함으로써 추후에라도 기성용을 영입할 가능성까지 희박해졌다.

여러모로 모양새가 나빴던 기성용 사례를 참고해, 이청용의 경우 서울이 좀 더 온건한 자세를 취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청용 역시 서울이 아닌 팀으로 갈 때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성용보다는 적은 액수지만 이청용이 직접 해결하기에는 큰 금액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이 ‘협조’를 하지 않으면 원만한 해결은 어렵다.

이청용이 기성용과 달리 서울과 법정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서울의 우선협상권은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명시된 권리가 아니기 때문에 이청용의 울산행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서울이 위약금을 받으려면 축구 규정에 대한 입씨름이 아니라 민사 소송으로 가야 한다. 1999년 서정원과 서울(당시 안양),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윤석영과 전남의 법정 분쟁이 이 경우다.

전례를 볼 때 선수측이 위약금 전액을 지불할 가능성은 낮다. 서정원은 7억 원 규모 소송 끝에 3억 원을 지불했다. 기성용은 법정투쟁을 불사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섰지만,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청용의 경우 친정과 척을 지는 한이 있어도 국내복귀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 과정이 평화롭든 어수선하든, 이청용의 K리그행 가능성은 기성용에 비해 높은 상태다. 어떤 과정을 밟을 지 결정할 수 있는 건 서울 쪽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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