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청용의 K리그 복귀는 절친 기성용보다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지난 1월부터 국내 복귀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당시에는 독일 2부 보훔 소속이었기 때문에 이적이 쉽지 않았다. 최근 보훔이 이청용을 이적시키는 데 합의하면서 K리그로 당장 돌아오는 게 가능해졌다. 이청용을 공공연하게 원했던 울산현대가 행선지로 지목된다.

이청용은 국내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과 비슷한 경우다. FC서울의 양대 유망주로 맹활약하다 비슷한 시기 유럽으로 진출했다. 둘 중 기성용은 ‘국내 복귀시 무조건 서울 입단’이라는 약속을 맺었기 때문에 서울행을 먼저 추진했으나 틀어졌고, 대안으로 전북현대를 고려했지만 서울에 지급해야 할 위약금 때문에 결국 K리그 복귀를 포기한 바 있다.

이청용의 울산행은 왜 기성용의 전북행보다 쉬울까. 두 선수가 서울에 입단할 때의 조건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이청용은 기성용보다 더 어릴 때 서울에 입단했다. 나중에 유럽에 나갈 만한 유망주인지 판단할 만한 나이도 되지 않았던 시절에 첫 계약을 맺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복귀 관련 조항을 넣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추후 무조건 우리 팀으로 복귀’하라는 조건은 서울이 최고 수준의 유망주를 영입할 때 주로 달아두는 조항이다. 과거 서정원(1997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에서 해외 진출했다가 1999년 수원으로 이적하며 마찰)이 안양에 입단할 당시부터 복귀 관련 조항을 만들어 둔 것이 대표적이다.

기성용은 2006년 17세 나이로 서울에 입단했는데, 이미 2004년부터 청소년대표로 뛰며 득점까지 기록했고, 2007년 열린 U17 월드컵 주전이 확실시되는 유망주였다. 이처럼 전도유망한 선수였기 때문에 서울은 기성용과 신인 계약을 할 때부터 추후 유럽 진출할 때를 고려했다.

이청용의 청소년 대표 경력은 기성용 못지않게 화려하지만, 서울에 입단한 것이 기성용보다 2년 이른 2004년이었다는 점이 다르다. 이청용은 당시 서울의 유망주 조기 수급 정책에 따라 중학교를 중퇴하고 프로 합류한 여러 선수 중 하나였다. 한동원, 고명진, 고요한 등이 이 당시 이청용과 비슷한 방식으로 영입됐다. 먼 미래의 유럽진출까지 고려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비슷하게 입단한 선수의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 모두에게 강경한 조건을 제시할 수는 없었다.

기성용보다는 적은 액수지만, 이청용의 경우에도 위약금이 존재한다. 이청용이 울산에 딥단하려면 스스로 서울을 설득해 위약금을 축소시키거나, 스스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과거 서정원 사례처럼 서울과 이청용이 법정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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