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캡틴’ 손흥민에 이어 나상호도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선수들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 경기를 가진 한국이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12분 만에 나상호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37분에는 정우영의 프리킥 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한국은 전반 12분 만에 이용의 크로스를 나상호가 골로 마무리해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일방적인 흐름 속에서도 공격은 답답했다. 페널티 박스 근처에 많은 숫자를 두고 공간을 내주지 않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고, 앞선에서 가해지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패스 미스까지 남발했다. 후반 37분 정우영의 프리킥 한방으로 달아나긴 했지만, 두 골로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나상호도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나상호는 “(데뷔골을 넣었어도) 다득점에 실패한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기쁘지가 않다.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면서 “선제골이 나온 이후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안일해지지 않았나 싶다”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나오면서 절박함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손흥민도 최근 비슷한 내용으로 선수단의 안일함을 지적한 바 있다.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 어렵다. 호랑이도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 온힘을 다한다”며 정신력 무장을 당부했다.

한국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투르크메니스탄(132위), 북한(118위), 스리랑카(200위), 레바논(87위)와 H조에 속해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기준으로 했을 때, 모두 한국(37위)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그동안 월드컵 예선에서 상대적 약체로 분류되는 팀들에 덜미를 잡힌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에 2-3으로 충격 패를 당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는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무릎을 꿇기도 했다. 매 월드컵 예선마다 참사 또는 쇼크로 기억되는 경기들이 탄생했다.

안일함은 언제 부메랑이 돼 돌아올지 모른다. 실력 차가 큰 월드컵 예선에서 상대팀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이쯤이면 되겠지’하는 안일함이다. 손흥민과 나상호의 따끔한 한마디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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