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역전극을 이끈 강원C의 조재완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K리그에 두고두고 회자될 명승부가 탄생했다.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 경기에서 강원이 포항스틸러스에 5-4로 대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강원은 후반 25분까지 포항에 0-4로 끌려갔지만, 불과 20분 사이에 5골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강원은 후반 추가시간에만 3골을 몰아쳤다. 

대역전극의 중심에는 조재완이 있었다. 조재완은 후반 26분 상대 수비수의 견제를 따돌리고 마무리한 날카로운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2-4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에는 순식간에 두 골을 더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강원은 정조국이 득점에 가세해 역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4골 차를 뒤집은 것은 K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조재완은 25일 네이버 라디오 ‘풋볼앤토크 K’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뛴 덕분에 역전승이 가능했던 것 같다”던 조재완은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꿈인가 싶다”며 믿겨지지 않는 결과였다고 털어놓았다.

조재완이 이날 프로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근 4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던 팀을 구한 골이자, 자칫하면 다시는 떠올리기도 싫은 K리그 데뷔전이 될 뻔한 ‘후배’ 이광연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골이기도 했다.

“(이)광연이가 경기를 마친 뒤 바로 다가오더니 ‘형 아니었으면 정말 최악의 경기가 될 뻔했다. 고맙다’고 하더라”고 웃어 보이면서 “형들도 오늘은 네가 슈퍼히어로다. 네 덕분에 살았다고 말해주셨다”며 기뻐했다.

이날 ‘풋볼앤토크 K’에 출연한 현영민 해설위원은 “동료 선수들이 조재완 선수 덕분에 승리 수당을 받을 수 있었겠다”며 선수 출신다운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조재완도 “정곡을 찌르신다. 선수 출신이라 선수 마음을 잘 아시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서울이랜드에서 프로에 데뷔한 조재완은 올 시즌 강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시즌 초반에는 마음먹은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전북현대와의 14라운드에서야 첫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조재완은 최근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고,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신을 “귀여운 스타일”이라고 소개한 조재완은 “그라운드 밖에서는 귀여운 편이다. 운동장에서는 지기 싫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어 조재완은 “김병수 감독님이 해주시는 최고의 칭찬이 브라보인데, 포항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뒤로 지나가시면서 브라보라고 해주시더라”고 기뻐하면서 “지난 시즌(6골)보다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강원의 상위스플릿 도약에 기여하고 싶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팀 적응도 잘하고 있고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 조재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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