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소스노비에츠(폴란드)] 김정용 기자=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보여주는 장점은 수비력이다. 스타 선수는 없지만, 실점이 많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집요한 노력이 지금의 수비력을 만들어냈다.

30일(한국시간) 폴란드의 소스노비에츠에 있는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지정 훈련장에서 이지솔과 박태준이 인터뷰를 가졌다. 두 선수는 29일 남아공을 상대로 한국이 대회 첫 승을 거둘 때 교체 투입돼 힘을 보탰다.

이지솔 “수비 비판, 의지를 불태우게 해 줘서 오히려 좋았다”

대회 전 한국의 약점은 수비였다. 한국은 아시아 예선 6경기 중 5경기에서 실점하는 등 실점이 많은 팀이었다. 반면 본선에서 한국은 강호 포르투갈에 한 골만 내줬고, 남아공에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2경기 1득점 1실점을 기록했다. 공격이 약하고, 수비가 강하다.

이지솔은 “수비가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기사도 많이 봤다”며 세간의 평가를 의식해 왔다고 말했다. 그럴 때 오기가 생겼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공격은 인정받는 애들이 많다. 인정한다. 우리 수비수들이 의지를 불태울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예선 때도 수비불안, 수비불안, 수비불안 하더라. 감독님이 거기 스트레스 받으셨지만 오히려 우리 수비진이 더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수비력이 개선된 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의 산물인 동시에 철저한 준비의 결실이었다. U20 월드컵 대비 소집 훈련 때 수비 훈련을 유독 세밀하게 했다. 각 상황마다 수비 요령과 포진을 자세하게 짜 놓았다. 남아공전을 무실점으로 마친 뒤, 수비수들은 식사를 하며 자신들의 수비 기록에 대한 자부심을 주고받았다.

한국은 포백일 때 주로 이재익과 김현우를 센터백으로 쓴다. 두 선수 모두 스피드와 빌드업 능력을 갖췄다. 더 체격이 좋은 이재익이 상대 선수를 거칠게 방어하고, 김현우가 뒤에서 커버 플레이를 맡는다. 포르투갈전처럼 스리백을 쓸 경우 오른쪽부터 이지솔, 김현우, 이재익 순서로 배치된다.

박태준 “세계 무대, 프로 데뷔전 같은 기분”

아시아 예선에서 주전 미드필더였지만, 박태준은 본선에서 교체 멤버다. 유럽파 이강인과 김정민이 합류하면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 됐다. 주전급 미드필더 정호진, 고재현에 김세윤까지 있어 더블 스쿼드다. 박태준은 2차전에서 수비 강화를 위해 조영욱과 교체 투입됐다.

박태준은 세계 무대 첫 경험에 대해 “K리그 데뷔전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미드필드 경쟁이 유독 치열하지만 “선의의 경쟁”이라며 “감독님은 실력이 아니라 경기에 적합한 선수가 나간다고 늘 말씀하신다. 각 선수들이 자기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은 자신감을 갖고 아르헨티나전을 준비 중이다. 한국이 안전하게 16강에 진출하려면 6월 1일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한다. 박태준은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패배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을 볼 때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며 “첫 경기를 통해 자신이 생겼다. 대회 전 남미 1위 에콰도르와 대등한 경기를 해서 승리까지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