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밤에 한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뽑아 매일 아침 배달한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잠을 청해야만 했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풋볼리스트’가 준비했다. 전체 경기를 못 봤더라도 이 장면만은 챙겨두시라, 월드컵 하이라이트. <편집자 주>

하루 동안 3경기에서 14골이 나왔다. 잉글랜드는 파나마를 상대로 6골을 퍼부으며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줬고, 파나마는 자국 역사상 월드컵 첫 골을 성공시키며 기뻐했다. H조 선두를 다투는 일본과 세네갈을 2골씩을 주고 받으며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콜롬비아는 폴란드를 상대로 화력을 자랑했고, 탑시드를 받은 폴란드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잉글랜드 6-1 파나마 / 후반 33분 / 포기하지 않은 파나마, 다 함께 즐긴 월드컵 첫 골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잉글랜드, 그리고 월드컵에 첫 출전한 파나마. 공은 둥글다고 하지만, 어쩌면 경기 시작 전부터 승패는 갈려 있었는지도 모른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그대로였다. 잉글랜드는 전반 8분 존 스톤스의 골을 시작으로 해리 케인과 제시 린가드가 연거푸 파나마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의 2/3가 지난 시점에서는 잉글랜드가 이미 6골차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승부가 완전히 갈린 상황에서도 파나마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역습을 펼쳤다. 파나마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기록한 유효슈팅 2개는 모두 6번째 골을 내준 이후에 나왔고, 이 중 하나는 만회골로 이어졌다.

후반 33분, 파나마는 공격진영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리카르도 아빌라가 강하게 찬 공을 페널티박스 안으로 감겨 들어갔다. 잉글랜드 수비 뒤에 숨어있던 백전노장 펠리페 발로이는 빠르게 전방으로 쇄도해 미끄러지며 발등에 공을 맞췄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몸을 날린 조던 픽포드 골키퍼를 피해 골망을 흔들었다.

파나마 역사상 첫 번째 월드컵 득점이었다. 선수들은 역전 골이라도 넣은 냥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관중석에 자리잡은 파나마 팬들도 마치 승리라도 한 듯 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뻐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발로이는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월드컵 첫 골을 기록한 발로이와, 그 역사적인 장면을 직접 목격한 팬들은 1-6 대패에도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일본 2-2 세네갈 / 후반 45+2분 / 일본 구한 혼다, 亞 월드컵 최다 득점자로 우뚝

일본이 콜롬비아를 꺾은 것은 운이 아니었다. 상대가 수적 열세에 있었다고는 해도 일본은 자신들의 경기를 하며 승리를 쟁취했다. 세네갈과의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11분만에 사디오 마네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했다. 패스를 바탕으로 한 미드필더 플레이와 측면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세네갈을 위협했고, 이누이 타카시가 동점을 만들어냈다.

잘 싸우던 일본도 후반 26분 무사 와그에게 추가골을 내준 이후에는 무너지는가 싶었다.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실점 직후 베테랑 혼다 게이스케를 투입했다. 지난 1차전에서 교체 투입 후 결승골을 도운 혼다의 영향력을 믿은 것이다.

혼다는 니시노 감독의 바람처럼 경기장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투입되자마자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리더니, 후반 33분에는 동점골을 기록하며 패배 위기의 일본을 구해냈다. 골키퍼가 어설프게 처리한 공을 이누이가 잡아 크로스를 올리자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골을 기록했다.

이 골로 혼다는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에 등극했다. 2010년 2골, 2014년 1골로 총 3골을 넣어 박지성, 안정환과 동률을 이루던 혼다는 세네갈전에 1골을 추가하며 이들을 뛰어넘었다. 앞선 두 번의 월드컵에서 득점과 도움을 모두 기록했던 혼다는 이번 대회에서도 도움에 이어 득점을 추가하며 아르연 로번, 데이비드 베컴, 아사모아 기안, 루디 펠러, 그레고리츠 라토와 함께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득점과 도움을 올린 선수로 등극했다.

 

#폴란드 0-2 콜롬비아 / 후반 25분 / ‘인간계 최강’ 팔카오의 월드컵 데뷔골, “굿바이 폴란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고도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던 라다멜 팔카오. 그가 주장을 차고 출전한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렸다. 팔카오의 골로 콜롬비아는 승리의 쐐기를 박았고, 폴란드는 조별리그 탈락에 가까워졌다.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콜롬비아는 H조 탑시드 폴란드를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축으로 후안 퀸테로와 후안 콰드라도가 흔들었고, 전방에는 팔카오가 버티고 서있었다. 콜롬비아는 전반 40분, 하메스의 크로스를 예리 미나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1-0으로 앞서갔다.

폴란드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동점골을 넣기 위해 분전했다. 폴란드가 추격해오던 순간, 팔카오는 월드컵 데뷔골을 넣으며 상대의 기를 꺾었다.

후반 25분, 공을 잡은 퀸테로가 앞쪽으로 달려가는 팔카오를 향해 침투패스를 넣었다. 팔카오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벗겨낸 후 오른 아웃프런트 슈팅을 때렸고, 낮게 깔린 공은 반대편 골문 구석으로 들어갔다. 팔카오는 어느 때보다도 기뻐하며 동료들과 세리머리를 했고, 관중석의 폴란드 팬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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