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김정용 기자= 한국은 세계 챔피언 독일을 꺾는 동시에 다른 경기장에서도 유리한 결과가 나와야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독일전 1%의 희망”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을 갖고 있다.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훈련장에서 한국이 훈련을 가졌다. 24일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배한 뒤 약 20시간 뒤 열린 훈련이다. 비가 내렸기 때문에 멕시코전 선발 멤버 11명은 실내 회복 훈련만 치렀고, 이들과 부상자를 제외한 11명이 비를 맞으며 약 1시간 동안 훈련했다.

훈련에 앞서 레프트백 홍철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철은 “어느 팀이나 지면 분위기가 떨어진다. 그건 그날 일 뿐이다. 하루 이틀 지나면 없어진다. 독일전 1% 희망이 있기 때문에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들도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실 거라 믿는다. 그분들 때문이라도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떠나기 직전 독일이 스웨덴을 꺾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로써 한국이 27일 최종전에서 독일을 꺾고, 동시에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는다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생겼다. 선수들은 자고 일어난 아침에 신태용 감독과 함께 미팅을 하며 “불가능한 건 없다”는 의지를 공유했다고 한다.

홍철은 한국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멕시코전은 못 한 경기는 아니었다. 멕시코보다 열심히 뛰며 마지막까지 한 골을 따라간 걸 보면 독일전 희망이 있다고 본다.” 홍철은 “저는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라며 멕시코전 경기력은 좋았다는 생각을 강조했다.

또한 “안 된다고 포기할 상황일 때 한국 선수 특유의 기질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힘들다고 아무것도 준비 안 하고 있으면 독일전에서 망신당할 게 분명하다. 그러지 않으려면 독일보다 잘 먹고 잘 쉬며 준비하다보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독일전에 모든 걸 맞춰 생활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선수들은 빗속에서 워밍업을 하고 패스 돌리기 등 일반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5 대 5 미니 게임으로 마무리 훈련을 했다. 서로 공간이 매우 좁은 미니게임에서 정우영이 여러 번 중거리 슛으로 득점했다. 정우영의 컨디션이 좋다면 멕시코전 부상으로 이탈한 기성용의 공백은 한결 메우기 쉬워진다.

한국은 멕시코전 종료 후 약 92시간 만에 독일전을 갖는다. 멕시코전에서 유독 적극적으로 뛰며 모든 걸 쏟아냈기 때문에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 수비수 김민우, 장현수는 계속된 비난으로 정신적인 타격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날 훈련한 멤버 중 독일전에서 선발로 뛸 선수가 여럿 나올 수도 있다.

만약 탈락이 결정된 상태라면, 한국은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막판 나흘을 무기력하게 보낼 수도 있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위인 독일을 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경우의 수를 따졌던 역대 여러 사례에 비하면 오히려 간단한 조건이다. 다득점 승리, 다른 팀 경기의 특정 스코어 등 엄청나게 희박한 확률을 뚫어야 했던 전례와 달리 한국은 스스로 난적을 상대로 이기기만 하면 꽤 현실적인 확률로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이기기‘만’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상대지만, 한국 선수들은 이 희망을 바라보고 멋진 3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멕시코전 패배 직후부터 선수들은 독일전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김영권은 “전력적으로 개개인 선수가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잘 알고 있다. 멕시코가 독일을 이겼던 것처럼 우리도 이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1, 2차전에서 했던 것보다 더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24일 회복훈련을 한 한국은 현지시간 25일 베이스캠프에서 한 차례 비공개 훈련을 한 뒤 26일 경기 장소인 카잔으로 이동, 경기장 적응 및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27일이 독일전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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