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김정용 기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전술 훈련 내용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초점은 역시 수비다.

16일(한국시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훈련장에서 한국 대표팀이 훈련을 가졌다. 첫 경기를 앞두고 베이스캠프에서 갖는 마지막 훈련이다. 현지시간 16일 오전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이날 오후 ‘2018 러시아월드컵’ 첫 경기 장소인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이동한다. 17일에는 현지 적응 훈련 동 공식 절차를 밟고, 18일 F조 첫 상대 스웨덴을 만난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대표팀의 전략 전술을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훈련은 매번 초반 15분만 공개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 외에는 취재할 수 있는 것이 드물다.

16일은 이례적이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풀기 전, 아직 취재진이 남아있는 시간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에게 짧게 이야기를 했다. 이날 훈련의 요점과 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줄곧 이야기된 것과 비슷한,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굳이 감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이 첫 번째로 강조한 건 왼쪽 수비수들의 배후 공간이었다. 신 감독은 홍철, 김민우, 박주호 세 명을 모두 거론하며 공격으로 올라갔을 때 배후 공간을 조심하라고 말했다. 한국의 레프트백 세 명은 모두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이 있고 오버래핑을 깊게 올라가는 스타일이다. 박주호가 조금 더 신중한 스타일로 최근 변화를 주고 있지만 역시 윙어 출신인 만큼 공격 가담을 선호한다. 신 감독은 이 선수들이 배후를 조심하라고 이야기했다. 풀백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동료 선수들이 배후를 함께 커버해주는 플레이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중앙 미드필더들의 위치를 바꿀 때 수비 포진을 깨지 않는 것이다. 신 감독은 구자철, 이재성, 기성용 등을 거론했다. “한 명이 올라갔을 때 다른 선수가 내려가 줘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면 공간이 빈다.” 미드필더 중 여러 명이 동시에 공격에 가담했을 경우, 후방에 수비형 미드필더 혼자 커버하기엔 너무 넓은 공간이 발생한다.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할 수 있는 미드필더 숫자를 최소한 두 명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신 감독이 거론한 선수들을 4-4-2 포진에 맞춰 주전 라인업에 넣어 보면 구자철, 기성용, 정우영, 이재성으로 구성된 미드필드 라인이 된다. 이 경우기성용이 공격으로 전진했을 때는 이재성과 구자철 중 최소 한 명이 중앙 커버를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포메이션과 라인업은 경기 전까지 바뀔 수 있지만 '수비를 보호하는 미드필더를 늘 2명 이상으로 유지하자'는 기조는 스웨덴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여전히 수비에 초점을 두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황희찬은 “수비적으로 우리가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며 스웨덴전 목표는 실점을 줄이는 거라는 기존 대표팀 방침을 확인시켜줬다. 황희찬도, 조현우도 모두 수비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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