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 수원삼성이 이스턴SC(홍콩)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G조 3차전 경기를 통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진땀을 뺀 1-0 승리였다. 시원스런 승리는 아니었지만, 의미있는 승리였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스턴을 상대로 대대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고정적인 선발 선수이던 공격수 조나탄과 염기훈을 벤치로 내렸다. 박기동과 서정진이 선발 기회를 얻었다. 중원 조합도 새로 짰다. 다미르 소브시치와 최성근이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스리백 라인의 우측에는 조원희가 출전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반전에 수원의 볼 점유율은 82%에 달했다. 이스턴은 단 한 차례의 슈팅 기회도 잡지 못했다. 수원은 상대 밀집 수비를 상대로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원톱 박기동은 2선 선수들과 연계하기 위해 노력했고, 다미르는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결정적인 슈팅도 시도했으나 골키퍼 얍훙파이의 선방에 막혔다.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최성근은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부지런히 뛰었다. 레프트백으로 출전한 김민우의 기동력은 여전히 준수했다. 대체적으로 좋은 경기였으나 워낙 상대 수비 숫자가 많이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 무뎠다. 그러나 새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보인 가능성은 좋았다. 향후 수원의 선택지를 늘려줄 수 있게 됐다.
지난시즌과 마찬가지로 수원의 약점은 후반전이다. 전방 압박을 중시하는 플레이 스타일상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가 라인을 뒤로 물려 전방의 체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 감독은 후반 13분 박기동과 서정진을 빼고 조나탄과 염기훈을 투입해 마무리 파괴력을 높였다.
두 조합이 후반 33분 결승골을 만들었다. 수원의 구세주는 여전히 염기훈이었다. 후반전에는 이스턴도 위협적인 역습 공격을 전개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그러던 와중에 우측면에서 염기훈이 배달한 왼발 크로스 패스를 조나탄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경기 막판 이스턴이 동점골을 위해 전진했다. 이스턴은 수비 조직이 좋았으나 공격 마침표를 찍는 과정의 세밀함과 정확성이 부족했다. 수원은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근 서울, 전북과 K리그클래식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조나탄은 친정팀 대구FC와 주말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염기훈과 나란히 홍콩 원정에서 많은 체력을 쓰지 않고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수원은 ACL 16강 진출을 위한 희망을 살렸다. 이스턴과 홈경기로 4차전, 가와사키프론탈레와 홈경기로 5차전을 치른다. 연이은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16강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즌 첫 승으로 주말 리그 경기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첫 선발 출전에 첫 풀타임 경기를 소화한 다미르는 경기MVP로 선정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스턴 원정의 유일한 아쉬움은 김민우의 부상이다. 수원 선수로는 유일하게 3월 A매치를 위한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김민우는 후반 17분 입은 부상으로 이용래와 교체됐다. 올 시즌 수원의 측면과 2선 공격에 힘을 불어 넣고 있는 김민우가 빠진다면 첫 승 이후 여정이 더 어려워진다. 수원은 귀국 후 정밀 진단을 통해 부상 정도를 살필 예정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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