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전가을이 돌아온다. 2017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전가을의 2016시즌엔 기대와 아픔이 공존했다. 시즌 초는 희망적이었다. 오랜 꿈이었었던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3월 미국 웨스턴뉴욕플래시가 도전 무대였다. 한국 여자 축구 사상 처음으로 미국 클럽 소속이 됐다. 1년 임대 신분이었지만, 간절히 바랐던 꿈을 이룰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러나 예상 밖 변수가 있었다. 발목 인대 부상이 문제였다. 이적 초반엔 통증을 참고 뛰었다. 미국 리그에 대한 열망을 억누를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심해졌다. 더는 감출 수 없었다. 전가을은 3개월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웨스턴뉴욕플래시는 6월 15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전가을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전가을은 당시 “절망적인 시간이었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게 돼 더 힘들었다”고 했다. 

낙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서둘러 그라운드로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6월 30일 이경태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발목 인대만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아킬레스 인대까지 손상된 상태였다.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심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움직이지도 못했다. 파주 자택에서 은둔할 수밖에 없었다.

재활은 8월 초부터 시작했다. 통깁스를 푼 직후였다. 힘스포츠 양재센터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힘스포츠 측은 전가을을 위해 무상으로 지원에 나섰다. 고강민대표가 직접 나서 전가을 맞춤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고 코치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매일 7시간의 운동이 진행됐다. 재활에만 3개월의 시간을 쏟았다. 현재는 강화 훈련 중이다. 복귀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다.

전가을은 9일 ‘풋볼리스트’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현 상태에 대해 말했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 지난 3개월 동안 하루에 7시간씩 강도 높게 훈련했더니 빠르게 회복됐다. 사실 재활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다. 미국에서 제대로 뛰어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는 실망감과 복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괴로웠다. 그러나 아직 축구로 하고 싶은 게 많아 포기할 순 없었다. 재활 프로그램이 체력적으로 고되긴 했지만, 워낙 만족스러웠다. 이제는 경기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오히려 체력적으론 더 강해졌다. 내년 개막 전까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전가을은 웨스턴뉴욕플래시 입단 당시 임대 신분이었다. 본래 계약대로라면 올해까지 미국에서 시즌을 마치고 2017시즌엔 본 소속팀인 인천현대제철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부상으로 일찌감치 국내로 복귀하면서 상황이 애매해졌다. 현대제철 측에서는 부상에 오랜 시간 재활에만 전념한 전가을을 받아들이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전가을은 해외 클럽에 대한 꿈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미련이 있다.

현재로썬 현대제철 복귀가 가장 유력하다. 현대제철은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 전가을 선수와 계속 해서 접촉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계약과 관련해 이야기한 건 아직 없다. 아무래도 처음 계약이 임대를 마친 뒤 복귀였으니, 그대로 진행될 확률이 높긴 하다. 정확한 건 다음 주 중으로 확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전가을 역시 현대제철 복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활하는 동안 해외 팀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 마음 같아선 당장 도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재 몸 상태를 무시할 수 없었다. 해외 리그 도전이란 게 욕심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올해 뼈저리게 실감했다. 많이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 기회가 된다면 현대제철에서 제대로 부활하고 싶다. 현대제철은 익숙한 공간이고, WK리그는 익숙한 무대다. 부상 이후 주춤했던 내가 다시 자신 있게 달릴 수 있는 곳이다. 2017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오히려 경험과 실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실력 발휘하고 싶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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