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안양] 김정용 기자= FC안양 미드필더 한가람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특별한 겨울 휴가를 떠난다. 다른 선수들이 보통 휴양지 여행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때, 한가람은 먼저 아프리카 말라위를 찾아가기로 했다.
말라위는 최근 TV 프로그램까지 소개돼 유명해진 한국인 경영 구단 치주물루유나이티드가 있는 곳이다. 축구 여행이 주요 콘텐츠였던 유튜버 창박골(이동훈)은 아프리카에서도 빈국에 속하는 말라위의 한 섬에 위치한 하부리그팀 치주물루를 만났다. 고작 40만 원이 없어 리그 참가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자 아예 구단을 운영하면서 선수와 팬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사연으로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면서 사연이 더 유명해졌다. 이후 신협 등 굵직한 스폰서까지 붙었고, 한국 사람들도 응원을 보내는 팀이 됐다.
창박골을 매개로 치주물루와 안양도 인연을 맺어 왔다. 창박골이라는 이름 자체가 안양의 지명이다. 안양 서포터였던 창박골의 사연에 안양 구단 스폰서들이 먼저 치주물루를 돕기 시작했고, 구단에서도 용품 지원 등으로 힘을 보탰다.
이번엔 안양 미드필더 한가람이 직접 치주물루 구단을 만나러 말라위에 간다. 한가람은 리그 최종전 보름 뒤인 12월 14일 팀 동료 김운의 결혼을 축하한 뒤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말라위를 찾아가기로 했다. 에티오피아에서 경유해 비행시간만 19시간이다. 약 일주일 머무는 일정이다.
한가람은 원래 유튜버 창박골의 팬이었다. 안양 팬이 유튜버라는 점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화제를 모은 치주물루편 영상을 보고 소셜미디어(SNS) 다이렉트 메시지(DM)을 보내 응원하는 마음을 전한 게 첫 인연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팬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 말라위행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할 수 있었다. 22일 경기 후 ‘풋볼리스트’와 만난 한가람은 “비행기야 많이 타 봤고, 거리가 멀다고 해서 별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그냥 제안을 받았을 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럼 갈까요?’라고 답했다. 속전속결로 결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가람은 이미 치주물루 감독과 선수 몇 명의 이름도 알고 있다. 영상으로만 본 그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한가람 본인도 사연이 남다른 선수다. 어려서 독일 무대에 도전을 시작해 25세까지 현지에서 하부리그 팀을 오가며 뛰었고, 그 다음해 국내로 돌아와 안양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독일에 있을 때 일찌감치 유럽축구연맹(UEFA)의 B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 뒀다. 한가람은 선수로서 교류하러 갈 뿐 아니라, 치주물루 선수들이 만나는 역대 최고 지도자일 수도 있다.


한가람은 이번 일정에 대해 “오지 여행이자, 나도 기독교인이고 말라위도 기독교가 많은 나라라고 들었으니 선교 봉사이기도 하다. 여러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안양 구단이 전달하는 물품까지 싸들고 가야 한다. 아프리카 풍토병을 예방하기 위한 각종 접종과 투약이 앞으로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 없을 거라는 점까지 확인하는 등 꼼꼼한 준비 중이다.
넉살 좋은 한가람은 “가서 어떤 일이 있는지는 영상으로 확인해 주세요. 아 제가 유튜버인 줄 알았네요”라며 안양으로 인연을 맺은 창박골과 어떤 케미를 보일지 기대해 달라고 했다.
한가람은 이날 열린 수원FC전에서도 특유의 헌신적인 플레이스타일 그대로 중원에서 좌충우돌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상대와 충돌해 그라운드에 쓰러진 것도 여러 차례였지만 잠시 고통을 달랜 뒤 벌떡 일어나 또 부딪쳤다. 또한 K리그 '10월의 골'로 선정돼 킥오프 전 시상식을 갖기도 했다. 무명 시절을 거쳐 어엿한 K리거로 거듭난 20대 중반 한가람은 누군가의 꿈을 돕기 위한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기로 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창박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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