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과 데얀 쿨루세프스키의 벤치 출발도, 윌송 오도베르와 브레넌 존슨의 선발 출격도 납득할 만한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전술이 이 합리성을 모조리 없애버렸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맨체스터시티에 0-1로 패했다. 토트넘은 승점 33점으로 리그 13위로 떨어졌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쿨루세프스키를 벤치에 앉히고 오도베르와 존슨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후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혹사 당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경기력을 끌어올릴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16강전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적절했지만, 이번 경기 상대가 맨시티였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토트넘 홈에서 유독 약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9년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이후 토트넘 원정에서 5연패했다.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덕택에 무승 행진은 끊어냈지만, 이번 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토트넘에 1-2로 패한 전적이 있었다. 관련 기록들을 보면 토트넘이 홈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마음 먹고 걸어잠그면 이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선발 공격진은 빠른 역습에 특화된 선수들로 구성됐다. 오도베르, 마티스 텔, 브레넌 존슨 모두 공이 없을 때 스피드를 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특히 존슨은 뒷공간 침투로 토트넘까지 입성했다. 만약 토트넘이 웅크리고 있다가 빠른 역습으로 맨시티 배후를 타격했다면 충분히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 선수를 데리고 자신의 이상향만 펼치려다가 실패를 맛봤다. 이날 토트넘은 수비라인을 높게 설정하고 무섭도록 지공을 고수했다. 전방에 있는 세 선수가 여기에 기여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그 사이 맨시티 선수들은 강한 전방압박을 통해 토트넘 빌드업을 여러 차례 끊어내며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했다. 만약 전성기 맨시티와 같은 공격력이었다면 전반에 이미 승부가 갈렸을 정도로 토트넘은 허둥댔다.
그렇다고 세 공격수에게 강렬한 전방압박을 주문하지도 않았다. 차라리 손흥민과 쿨루세프스키가 있을 때는 오래 맞춰온 호흡으로 조직적인 전방압박이 곧잘 이뤄졌는데, 이날은 맨시티가 후방에서 공을 소유할 때 토트넘 선수들이 압박으로 맨시티를 위협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한 오도베르나 존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빠른 역습과 전방압박을 제대로 지시하지 않아 패배를 맛봤다.

손흥민을 후반 중반에 투입시킨 결정 자체는 괜찮았다. 선제실점을 하긴 했어도 1점차였고, 이번 시즌 맨시티는 후반 막바지에 급격히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후반 들어 기세를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속공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이 없었고, 손흥민은 교체 투입 이후 토트넘에서 나온 슈팅 3개에 모두 관여했으나 득점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결론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깜짝 선발 명단은 실패로 돌아갔다. 성공적인 선발 기용으로 만들만한 모든 요소를 스스로 배격한 결과다. 이번 시즌 부상 악령에 시달렸기에 선수들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결정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결과를 얻지 못한 선택은 온전한 성공을 불러왔다 말할 수 없다. 설령 모든 일이 잘 맞물려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이번 경기에 대해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충분히 반성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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