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 손흥민(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 손흥민(이상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은 손흥민을 벤치에서 출격시킨 이유가 맨체스터시티전 승리를 위한 플랜이 아니라 부상자 회복 프로토콜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맨체스터시티에 0-1로 패배했다.

리그 3연승이 끊긴 토트넘은 승점 33점에 머무르며 아슬아슬하게 13위를 지켰다. 맨시티는 승점 47점을 따내며 4위로 복귀했다.

이날 주장 손흥민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손흥민은 바로 전 경기였던 입스위치타운전에서 상대 측면을 파괴하며 일찌감치 2도움을 기록했고, 스스로 점수차를 벌린 뒤 조기퇴근해 체력도 아꼈다. 유명한 ‘맨시티 킬러’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수인데 벤치에서 출격시킨 점은 특이한 결정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 투입돼 스스로 아까운 슛 1개를 날리는 등 뛰는 동안 모든 슛 기회에 관여했다.

손흥민뿐 아니라 데얀 쿨루세프스키, 제드 스펜스를 벤치에 앉혔다가 후반전에 교체 투입한 것이 기자회견에서도 화제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 의미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벤치로 갈 차례였던 건 아니다. 말씀드렸듯이 선수를 활용하지도 않으면서 내게 선수가 없다고 한탄하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그건 굉장히 위선적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데스티니 우도기, 브레넌 존슨, 윌슨 오도베르가 뛰어야 했고 그들에게는 출장시간이 필요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쿨루세프스키, 손흥민, 스펜스는 아시다시피 엄청나게 많은 출장시간을 소화해 왔기 때문에 약간 휴식과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더 중요한 건, 이제 풀타임 가깝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3명 더 가졌다는 것이다. 브레넌 존슨의 경우 굉장히 오랜만의 풀타임이었다”라며 “이제 유로파리그와 리그를 연달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몇 가지 실질적인 옵션이 필요하다. 가능한 많은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즉 부상 당했다가 복귀 절차를 밟고 있는 선수들이 언젠가는 경기에 투입돼야 했고, 그 타이밍이 맨시티전이었다는 설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초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부상 선수들을 서둘러 복귀시켰다가 재부상으로 큰 타격을 입은 뒤 복귀절차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돌아오자마자 풀타임 기용하는 경우는 없으며 교체 출장, 선발 출장 후 교체아웃, 그 다음에야 풀타임 기회를 주는 식으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달리 말하면 주전이 아무리 확고하더라도 부상 복귀 선수의 회복을 체크하기 위해 이들에게 풀타임을 한번은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이 모든 설명을 납득하더라도 맨시티 킬러 손흥민만큼은 벤치 출격이 의아하고, 기계적인 복구 프로토콜 때문에 강팀 상대로 최상의 전력을 포기했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렵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레넌 존슨(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브레넌 존슨(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기자회견 중에는 “손흥민이 마지막 득점 기회를 파페 마타르 사르에게서 빼앗은 것인가”라는 황당한 이야기도 있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를 백헤딩으로 살짝 흘리며 사르에게 전달했는데 오히려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는 관점이 담긴 질문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질문에 즉답을 하는 대신 “후반전에는 번뜩이는 장면들이 있었고 에데르송 골키퍼를 선방하게 만들기도 했다. 패배했지만 우리에겐 참고가 될 것”이라며 에둘러 답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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