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을 뺀 뒤 토트넘홋스퍼가 실점하는 패턴은 어김없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수비적인 카드 부족에도 불구하고 애매하게 수비를 강화하는 것과 역습 기회를 포기하는 문제가 여전했다.
28일(한국시간) 영국의 울버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울버햄턴과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최근 4경기 무승(2무 2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 1분 손흥민의 기습적인 슛과 코너킥에서 비롯된 공격을 탕귀 은돔벨레가 마무리하면서 토트넘이 앞서갔다. 그러나 손흥민은 후반 39분 교체 아웃됐고, 2분 뒤 로맹 사이스가 헤딩 동점골을 넣으며 토트넘이 승리를 놓쳤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교체할 때마다 공식처럼 실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9월 뉴캐슬 상대로 손흥민이 일찌감치 빠진 뒤 동점골을 내주고 1-1 무승부에 그쳤다. 10월 웨스트햄전에서 3-0으로 앞서고 있을 때 손흥민을 빼고 3실점한 경기는 대표적이다. 이달 초 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2-1로 앞서고 있을 때 손흥민을 뺀 뒤 3-3 무승부에 그쳤다. 13라운드 리버풀전에서 1-1 무승부 상황이었는데 손흥민을 빼고 나서 결승골을 맞아 1-2로 패배했다.
EPL만 볼 때 손흥민 교체 후에만 5골을 내줬고, 3경기 결과는 2무 1패였다. 토트넘이 현재까지 단 15실점만 내주고 있다는 점과 손흥민이 빠진 시간이 짧았음을 감안하면 부재시 실점이 치솟는 건 사실이다.
경기 막판 손흥민을 빼는 건 무리뉴 감독의 수비적인 성향상 평범한 일이지만, 늘 마지막 교체카드인 손흥민 대신 투입되는 선수가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어차피 토트넘은 경기 막판 수비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손흥민과 해리 케인 모두 역습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손흥민이 없어서 상대가 더 편하게 공격에 치중한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제는 이미 토트넘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투입되는 선수는 문전 수비를 강화해야 하는데, 무리뉴 감독이 딱히 센터백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보통 동료 2선 자원으로 교체된다. 이날은 에릭 라멜라였고, 루카스 모우라나 델리 알리일 때도 있었다. 수비 강화 효과가 없다.
무리뉴 감독은 2004년부터 첼시 감독으로서 EPL 돌풍을 일으킬 때 경기 막판 센터백을 교체 투입하는 지독한 실리주의로 악명을 떨쳤다. 토트넘에서도 비슷한 운영을 하고 싶다면 손흥민 대신 토비 알더베이럴트와 자펫 탕강가, 조 로든 등을 투입할 수 있다. 다른 날은 벤치에 믿을 만한 수비수가 없다고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이날은 센터백만 3명이었다. 장신 센터백을 한 명 추가했다면 막판 세트피스 실점 확률을 낮출 수 있었다.
손흥민이 두 번째가 아닌 세 번째 교체라는 점도 번번이 토트넘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교체카드를 번번이 울버햄턴보다 먼저 썼다. 첫 교체로 세르히오 레길론을 빼고 스티븐 베르흐베인을 투입하며 포메이션을 바꿨고, 두 번째 카드로 탕귀 은돔벨레 대신 무사 시소코를 넣어 중원 수비를 강화하려 했다. 그러나 두 카드 모두 수비 강화 효과가 떨어졌다. 토트넘이 마지막 카드를 썼을 때까지 울버햄턴은 한 장이 남아 있었다. 결국 1-1이 된 뒤 토트넘은 공격을 강화할 방법이 없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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