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고양] 유현태 기자= 벤투호는 침착했고, 김학범호는 용감했다. 승패는 조금 더 노련했던 벤투호의 몫이었다.
한국 축구 A대표팀은 1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2차전에서 올림픽대표팀을 3-0으로 이겼다. 결국 A대표팀이 1,2차전 합계 5-2로 승리하며 형님의 체면을 살렸다.
전반전 경기 주도권은 벤투호가 잡았다. 63%로 높은 점유율을 잡았다. 하지만 두 팀의 슈팅은 4개씩으로 같았고, 유효 슈팅 역시 2개씩 기록했다. 서로를 무너뜨릴 만한 결정적 한 방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벤투호는 높은 점유율을 득점으로 바꾸지 못했다. 김학범호는 4-4-1-1 형태로 중앙을 강하게 좁히고 버텼다. 벤투호는 중앙 공략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측면부터 허물어가야 했다.
실제로 벤투호는 김학범호를 좌우로 흔들려고 했다. 주세종과 손준호는 후방에서 빌드업을 하다가 틈이 날 때마다 경기장 절반 이상을 가로지르는 과감한 롱패스를 시도했다. 특히 오른쪽 풀백 김태환 쪽으로 여러 차례 패스가 향했다. 하지만 김학범호의 대처가 좋았다. 김태환에게 빠르게 접근해 달릴 수 있는 공간을 주지 않았다. 팀 전체가 간격을 유지한 채 좌우로 움직이면서 협력 수비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김학범호도 원하는 경기 운영은 펼치지 못했다. 수비에 성공하고도 번번이 역습 전환에 애를 먹었다. 김학범 감독이 “속도”를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그랬다.
이유는 벤투호가 최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정협의 전방 압박은 잘 알려진 장점이다. 발이 빠른 이동준, 이동경, 김인성 공격 2선 조합도 공격이 실패할 때마다 재빨리 압박했다. 중원에 주세종과 손준호도 기다리는 대신 앞으로 나서며 강하게 부딪혀 김학범호의 역습을 차단했다.
공격이 부진했기 때문일까. 두 팀의 강한 수비 집중력이 발휘된 결과였다. 장사 2명이 손을 맞잡고 서서 힘싸움을 벌인다. 약간의 힘 차이는 있지만 단번에 무너뜨리기엔 그 차이가 크지 않다. 벤투호와 김학범호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였던 것은 비슷한 이유였다.
후반전 김학범호가 변화를 시도하자 그 균형이 쉽게 깨졌다. 조규성과 정승원을 빼고, 오세훈과 엄원상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골키퍼도 이광연을 대신해 안찬기를 기용했다. 최전방부터 전방 압박을 걸면서 흐름을 잡으려고 했다.
잠깐 당황하는 듯했던 벤투호는 이내 평온을 찾았다. 그리고 후반 11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김학범호가 공격에 무게를 실으면서 양쪽 풀백까지 과감하게 전진한 것이 빌미가 됐다. 손준호가 중원에서 공을 빼앗은 뒤 측면의 이동준에게 연결했다. 김학범호는 이동준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고 이동경이 침착하게 득점했다.
한 골이 결국 승패의 분수령이 됐다. 김학범호는 계속 공격을 퍼부었지만 벤투호의 노련한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막판 오세훈, 김대원의 연이은 슈팅은 조현우를 끝내 넘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벤투호가 골을 추가했다. 후반 43분 이주용, 추가 시간엔 이영재가 골을 추가했다.
팽팽한 힘싸움이 벌어졌다. 경기를 주도하고 있던 벤투호는 인내심있게 기다렸다. 반면 수세에 몰렸던 김학범호는 용감하게 싸움을 걸고 나섰다. 정면 대결에서 김학범호가 승리를 원하기엔 형님들이 노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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