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발렌시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발렌시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우리는 모든 면에서 훈련으로 발전해야만 한다." 하비 가르시아 감독의 솔직한 자기평가다. 이강인 역시 팀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발렌시아는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비고 발라이도스에서 열린 2020-2021 라리가 2라운드에서 셀타비고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시즌 첫 패배다.

시즌 초반 1승 1패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에선 만족하기가 어렵다. 4-2로 승리한 레반테전에서조차 점유율은 44%에 불과했다. 슈팅은 14-19로 밀렸고 패스 성공률도 81%로 떨어졌다. 레반테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이번 셀타비고전에선 무려 23개 슈팅을 허용했다. 후반전 막판 셀타비고의 슈팅이 두 번이나 골대를 때린 것도 잊어선 안된다.

가르시아 감독은 "공을 가지고 있을 땐 편안하다. 하지만 공 없이도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한다. 수비를 잘 펼쳐야 한다. 동점으로 맞서고 있을 때 기회를 잡았다. 우리 손에 있는 동전을 떨어뜨리면 안된다. 계속 발전해야 한다"며 경기력에 손볼 것이 많다고 인정했다.

발렌시아는 표면상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4-4-2 포메이션을 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변화가 꽤 크다. 2경기 모두 최전방 막시 고메스의 파트너로 이강인이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은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울 만큼 폭넓게 움직이고 고메스가 최전방에서 골을 노린다. 

굳이 이강인을 최전방에 배치한 것은 공격적인 장점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강인은 뛰어난 공격 전개 능력을 갖췄지만, 수비력에선 아직 부족하다. 이강인을 전진 배치하고 제프리 콘도그비아와 비센테 에스케르도에게 중원 싸움을 맡겼다.

하지만 콘도그비아와 에스케르도 조합이 중원의 힘싸움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다. 빌드업의 세밀성도 부족하다. 이번 여름 다니 파레호가 비야레알로 이적한 공백을 지울 수 없다.

이강인은 셀타비고전에서 45분을 뛰면서 단 26번의 터치를 했다. 공을 만질 기회가 적었지만 그래도 제 몫은 했다. 100% 패스 성공률(18개 성공), 키패스 1개를 기록했다. 공을 빼앗긴 적은 없었고, 최소한 반칙을 얻어냈다. 그럼에도 이강인의 경기력은 돋보이지 않았다.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은 이강인 혼자의 몫이 아닌 팀 전체가 함께 해야 할 과제다.

팀 전체적인 부진과 함께 이해해야 한다. 이강인을 후방에 배치할 경우 빌드업의 질은 높일 수 있지만 부족한 수비력이 부각될 수 있어 고민이 있다. 공격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대안도 없다. 

그렇다고 전방 배치가 확실한 정답도 아니다. 이강인으로선 수비 부담을 덜지만, 동시에 공을 다룰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침체되자 공격력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가르시아 감독 역시 "공격적으로 4골을 넣고 1골을 넣었지만,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은 없다. 훈련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공격적 문제를 짚었다.

일단 이강인에겐 지속적인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르시아 감독은 셀타비고전 후반 시작과 함께 이강인과 곤살루 게데스를 빼고, 마누 바예호와 제이슨을 투입했지만 효과를 봤다고 보긴 어렵다. 후반전 3번의 유효 슈팅이 기록됐지만 막시 고메스의 개인 능력으로 2번, 코너킥에서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의 헤딩 슛으로 1번 기록했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발렌시아는 셀타비고의 촘촘한 수비에 고전했고, 오히려 긴 패스에 의존해 공격에 확률이 떨어졌다.

발렌시아는 주축 선수 여럿을 보냈지만,영입 대신 어린 선수들을 콜업해 활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전력이 떨어졌다. 이강인 역시 악조건 속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받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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