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유지선 기자= 마하지(인천유나이티드)가 세징야(대구FC)를 집요하게 괴롭히며 ‘밀착마크’의 진수를 보여줬다.

9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개막전에서 대구와 인천이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인천은 3-4-3 포메이션을, 대구는 3-4-1-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공격진에 무게감은 대구 쪽으로 기울었다. 대구는 김대원, 에드가가 투톱을 이뤘고, 세징야가 그 뒤를 받쳐 공격을 도왔다. 인천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팀 합류가 늦어졌던 무고사를 대신해 케힌데가 이준석, 김호남과 함께 최전방을 책임졌다.

데얀까지 가세한 대구는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 등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누가 나서도 한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세징야는 대구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K리그 전체를 통틀어 개인 기량이 가장 출중한 선수 중 한명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세징야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징야가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데에는 마하지의 공이 컸다.

마하지는 지난 시즌 인천의 잔류 스토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 중 한명이다. 시즌 도중 인천에 합류해 팀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마하지는 올 시즌 첫 경기에서도 인천에 수비적으로 큰 힘이 됐다.

인천은 이날 경기서 김정호, 문지환, 김연수로 이어지는 3백 앞에 마하지를 배치했다. 평소라면 수비라인 보호에 집중했겠지만, 이날 마하지는 특별히 세징야의 밀착 마크를 담당했다.

마하지는 공의 위치와 상관없이 틈틈이 세징야의 위치를 확인했다. 세징야가 측면으로 달아나면 덩달아 측면으로 빠져서 세징야 마크에 충실했다. 세징야로선 짜증이 날 법한 상황이었다, 그로인해 세징야는 전반전 두 차례 날카로운 프리킥을 날렸을 뿐 평소의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9분에는 세징야가 아크 정면에서 모처럼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마하지가 몸을 날려 슛을 방해했다.

대구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인천은 홈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새 단장한 수비가 대구의 화려한 공격수들의 공세를 잘 버텨냈고, 그 중심에는 세징야를 집요하게 괴롭힌 마하지가 있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