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유지선 기자= 실전을 방불케 하는 환경 속에서 치러진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시범경기가 개막을 앞둔 K리그에 좋은 참고서가 됐다. 특히 무관중 경기도 장외 응원단이 모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23일 오후 3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인천의 연습경기는 일반적으로 관중석이 없는 승기구장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인천 구단은 승기구장의 잔디 상태를 고려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수원FC와의 연습경기를 갖기로 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실제 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곳이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실전처럼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덕분에 인천은 예행 연습을 통해 미리 손발을 맞추고,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점검할 수 있었다.

타 구단 및 연맹에도 좋은 참고서가 됐다. 이날 타 구단 관계자, 연맹 관계자, 70여 명의 취재진이 찾아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인천 구단은 미디어와 선수단의 동선 구분, 발열 체크, 인터뷰 방식 변경 등 철저한 방역 조치를 따랐다. 물병에 각자의 번호를 적고, 그라운드 위에 쓰레기통을 배치해 선수들이 경기 직전까지 장갑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연맹 관계자는 인천의 준비가 충분히 잘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돌발 변수는 경기장 밖에 있었다. 이날 경기장은 비어있는 관중석으로 썰렁했지만, 후반전 중반부터 인천 응원가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인천의 어린이 팬 몇몇이 경기장 펜스 밖에 모여 응원을 보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구조상 경기장 바깥에서도 그라운드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경남FC의 창원축구센터 등 몇몇 타 구단도 해당된다. 연습경기라 장외에 관해선 특별한 지침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향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장외 통제의 허점을 확인한 연맹 관계자는 "공식 경기에서는 관계자를 배치해 팬들의 접근을 막는 등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 역시 "5월 2일 서울이랜드와의 경기를 한 차례 더 시범경기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반복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겠다고 했다.

장외 응원은 관중 입장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경기장에서는 좌석 사이 간격을 넓혀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반면, 장외 응원단은 지정석 없이 서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깝게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K리그에 대한 팬들의 갈증이 심한 만큼 각종 장외 응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경기장 바로 바깥뿐 아니라 버스 맞이 행사, 별도 장소에서 벌어지는 장외 응원 역시 집단적인 접촉 위험성이 높다. 팬들의 경각심과 아울러 실질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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