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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여자대표팀 첫 외인’ 벨 감독, “안녕하세요” 서툰 한국어로 인사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10.22 15:06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여자축구 외국인 감독 시대가 열렸다. 유럽 정상에 올랐던 콜린 벨 전 허더스필드타운 수석코치가 서툰 한국어로 첫인사를 했다.

벨 감독은 22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국인 벨 감독은 한국 여자대표팀의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계약기간은 2022년 여자아시아컵 본선까지 3년이다.

여자와 남자축구를 오가며 다양한 이력을 쌓았다. 선수 시절 독일의 마인츠05에서 은퇴했다. 지도자로서 코블렌츠, 바드노이에나르 등을 거쳤다. 2013년 여자 프랑크푸르트 감독으로 취임해 2014년 독일컵, 2015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노르웨이 여자 명문 아발드네스에 부임했고, 2017년부터 아일랜드 여자대표팀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잉글리시챔피언십(2부) 허더스필드타운의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벨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은 12월 10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9 EAFF E-1챔피언십’ 개막전이 될 전망이다.

벨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꽤 긴 한국어 인사를 시작했다.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정성 들여 “안녕하세요. 저는 콜린입니다. 저는 잉글랜드에서 왔어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첫 외국인 감독이 되어서 영광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했고,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친화력을 보여줬다.

벨 감독은 한국 여자대표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 (모두발언)
참석한 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자 감독직을 맡아 자랑스럽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과 두세 번 좋은 대회를 나누며 기대가 더 커졌다. 기자회견장 인파를 볼 때 한국에서의 여자축구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여자축구가 지금처럼 앞으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 월드컵 3회 연속 진출을 달성할 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매 경기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수들과 곧 첫 만남을 가질텐데, 선수 중심의 팀 문화를 만들 것이다. 배움과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이 일어나도록 팀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한국 문화와 유럽 문화의 특징을 잘 녹여내서 유리하게 활용하겠다. 팀 컬러는 매 순간 경기에 집중하겠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완벽하게 수행하는 건 쉽지 않다. 
지금껀 30년 동안 지도자 일을 해 왔다. 모든 팀에서 전술적, 원칙적으로 운영했다. 수비적으로 콤팩트하고 조직적인 동시에, 공격으로 전환됐을 때 기회를 창출하려 노력하겠다. 결국 경기하는 건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능동적으로 경기를 통제하고, 경기 상황을 주도적으로 판단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단순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완벽하게 수행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 코칭 스태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수석코치 후보군을 받아봤다. 여러 상황을 고려 중이다. 한국인 스태프는 미국전 그대로 할 것이다. 미국에서 스태프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했다. 지금은 기존 환경에 맞춰 내가 변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한국과 미국의 두 차례 평가전을 직접 봤는데, 한국의 특징과 경쟁력은?
공을 소유할 때 자신감이 보였다. 미국 상대 두 번째 경기에서 경기력이 더 나아졌다. 두 번째 경기에서 압박을 강하게 하고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미국 상대로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많은 부분을 지배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더 나은 팀이라는 걸 보여줬다.

부정적인 건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굳이 말하자면 세트피스다. 체격 열세로 발생하는 문제지만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세트피스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있다. 좋은 수비를 통해 피할 수 있는데, 상대 선수들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수비 진영을 갖춰야 하고, 상대를 우리 골대부터 최대한 먼 곳으로 밀어내야 한다. 다만 최고의 경기를 할 때도 상대 세트피스는 발생하게 된다. 이 점을 보완해나가겠다. 

- 목표는
다가오는 동아시안컵이 강한 상대들을 맞아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식 FIFA A매치 데이가 아니라 영국에서 뛰는 선수들 차출이 힘든 걸로 안다. 이는 국내 선수를 테스트할 좋은 기회라고 보고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겠다. 두 번째는 올림픽이다. 당연히 출전이 최우선 목표다. 한 단계씩 준비할 건데, 올림픽 이후에는 월드컵이다. 

- 위르겐 클롭과 한 팀에서 2군 감독(2001~2005, 마인츠)을 맡은 적이 있는데 영향 받은 점이 있는지?
25년 동안 알고 지냈다. 2001년에 마인츠 U23 감독으로 부임해 매년 두세 명은 1군에 올려보냈다. 콜롭과 축구 철학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 첫째는 항상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도다. 셋째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의 좋은 관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선수의 마음을 얻는 게 첫째다. 선수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선수의 역량과 전술을 논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클롭 감독은 세계 최고다. 선수들의 마음을 얻어야 팀 컬러에 녹아들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클롭 감독은 높은 템포와 에너지를 원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 여자대표팀도 그런 역량과 재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 남자와 여자 축구를 오가면서 느낀 차이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체격이다. 여자팀에서 6, 7명이 190cm 이상이긴 힘들다. 둘째는 여자 선수들의 감정이 더 풍부하다. 여자 선수들이 더 헌신적이라 보람이 있다. 이는 스펀지처럼 감독에게 와서 소통하고 배우고 싶어하며 경기에 대한 질문도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남자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를 곧바로 이행할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여자팀의 헌신적인 태도, 풍부한 감정을 잘 활용해 이기는 팀을 만들 것이다. 이를 통해 어린 여자 선수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여자축구에 대한 시선도 바꿔놓고 싶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남자축구와 여자축구를 비교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이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여자 축구가 더 작고 느릴 수밖에 없지만 여자축구는 여자축구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 몇 년 전 독일에서 프로 라이센스 과정을 밟았는데, 동석한 지도자들과 여자축구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 감독에게 테니스에 비유해 남자축구와 여자축구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테니스에서 세계랭킹 300위인 남자 선수를 코칭할 기회와 세계 최고 여자 선수를 코칭할 기회가 있다면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모든 코치가 여자 쪽을 택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남자축구와 여자축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각각 다른 시각으로 봐 줬으면 한다. 

- 내년 2월 올림픽 예선까지 시간이 얼마 없는데
E-1 챔피언십은 팀에 나를 소개할 좋은 기회다. 앞으로 경기를 통해 선수 분석을 할 것이다. 내년 6월까지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WK리그의 코치들을 따로 만나고 싶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허락한 소집 기간은 약 10일이다. 그 때는 우선순위를 정해 짧은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각 구단 코치는 선수들을 오래 만난다. 이들과 접촉하고 싶다. 

- 동아시아에 여자축구 강국이 많으며 올림픽 예선 때는 최근 문제가 있었던 북한과도 경기를 해야 하는데
일본과 중국이라는 강팀을 만나는 건 흥미로운 도전이다. 준비기간 동안 코칭스태프들이 세밀하게 준비해 준비한 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하겠다.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북한은 또 하나의 상대팀일 뿐이다. 아일랜드 대표팀 시절 북아일랜드와 두 번 경기했는데, 남북처럼 많은 관심을 모은 경기였는데 두 번 다 승리했다. 

- (김판곤 위원장에게) 외국인 감독 선임 배경과 목표는
현장에서는 다들 한국축구를 잘 아는 국내 지도자가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딱 한 분께서, 2002년의 예를 들면서, 한 번은 외국인 감독이 와서 발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한국에서 길을 걸어오신 분들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이젠 외국 감독님을 모셔서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다른 축구 수준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장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감독님이 오셔서 3년 정도 길게 보고 한국을 더 발전시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자 선수들의 어필도 있었다. 좋은 (감독의) 서비스를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그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 비교적 변방인 한국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앞으로 선발하려는 여자 선수의 기준은?

이유는 한국과 선수들의 잠재력을 봤고, 이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여자축구 부흥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 감명 받았다. 또한 전세계 여자축구 현황을 보면 각국 협회가 투자와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선수를 뽑는 기준은, 16세든 36세든 실력이 충분하면 언제든 대표팀에 올 수 있다. 최고의 선수로 최고의 팀을 꾸릴 것이다. 첫 소집을 통해 팀의 정체성에 대해 선수들과 논의를 하겠다. 선수들이 야망을 갖고, 교과서적인 것이 아니라 경기를 바꿀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면 좋겠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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