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이름만 잘 지어도 영원히 기억될 수 있고, 이름을 너무 밋밋하게 지으면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해도 기억되기 힘들다. 여기 축구 선수들의 이름에 대한 여러 사연을 모았다. 일명 ‘나의 이름은’ 특집이다.

해외에서는 신체 부위가 이름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화이트헤드 가문처럼 말 그대로 백발(white hair)에서 비롯된 가문 이름도 있고, 어쩌다보니 신체 부위와 동음이의어가 된 이름도 있다. 모국어로는 이상할 것 없는 이름인데 다른 나라 언어로 읽으면 민망한 부위가 되기도 한다.

 

니키 버트(Nicky Butt) - 엉덩이

버트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전성기 멤버로서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등과 호흡을 맞췄던 스타 미드필더다. 그러나 이름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버트는 영어로 엉덩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주로 미국 구어체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할 때 y를 i로 잘못 쓰면 엉덩이 큰 가수 니키 미나즈(Nicki Minaj) 사진이 잔뜩 뜨니까 조심하도록 하자. 변태로 몰리지 않으려면 후방주의가 필수다.

 

딘 화이트헤드(Dean Whitehead) - 백발

영어사전에 따르면 화이트헤드가 흰 머리카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성씨의 어원은 머리가 흰 사람을 부르던 별명에서 비롯된 것이 맞다. 유서 깊은 화이트헤드 가문은 다양한 종목의 운동선수를 비롯해 많은 유명인을 배출했다. 딘 화이트헤드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선덜랜드에서 뛰면서 명성을 얻은 중앙 미드필더 겸 풀백이다. 이후 스토크시티, 미들즈브러를 거쳐 허더스필드에서 뛰고 있다. 이름과 달리 머리에는 새치 하나 없다.

 

앨런 숄더(Alan Shoulder) - 어깨

설명이 필요 없다. 성씨가 그냥 어깨라는 뜻이다. 앨런 숄더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약한 스트라이커였다. 뉴캐슬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시절이 전성기다. 은퇴 후 하부 리그 팀에서 코치와 감독 생활을 했으나 대성하지 못했다.

 

알퐁스 아레올라(Alphonse Areola) - 유륜

아레올라는 프랑스어와 영어에서 모두 유륜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파리의 필리핀계 가정에서 태어난 아레올라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 골키퍼였다. 파리생제르맹(PSG) 유소년팀을 거쳐 여러 팀으로 임대를 다닌 끝에 지난 2017/2018시즌부터 PSG 1군에 자리 잡았다. 여기부턴 이름에 대한 농담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름이 딕(Dick, Diks)인 많은 선수들 – 성기

딕은 영어에서 남성 성기를 부르는 표현 중 하나다. 이름이 딕인 사람은 이 점 때문에 놀림당하기 쉽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네덜란드의 리차드 욜과 코르넬리우스 욜 형제다. 이 형제의 별명은 ‘딕 앤드 콕(Dick and Cock)’이었는데, 영어로는 둘 다 남성 성기를 뜻한다. 웃음거리가 되기 딱 좋은 이름이다. 이들의 다른 형제인 마틴 욜 전 토트넘 감독은 영국 기자들에게 “뭐가 그리 웃긴가? 콕은 네덜란드에서 흔한 이름이다”라고 따지기도 했다. 한편 포르투갈 대표 골키퍼였던 킴(Quim)은 영어에서 여성 성기를 뜻하는 말이다.

신체 부위는 아니지만 비슷한 예로 푸흐스(Fuchs)가 있다. 영국인들에게는 심한 욕인 ‘fuck’과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안 푸흐스에 대한 영국 언론의 기사에는 종종 이 욕설을 응용한 언어유희가 제목으로 쓰였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