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S로마는 공식 경기 8차례 만에 벌써 뒤꿈치로 넣은 골만 3개다. 라치오를 상대로 벌인 더비 경기에서 승리한 로마는 로렌초 펠레그리니의 뒤꿈치 골에서 여러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로마는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18/2019 이탈리아세리에A’ 7라운드를 갖고 라치오에 3-1 승리를 거뒀다.

앞선 8월 28일 아탈란타를 상대로 3-3 무승부를 거둘 때 로마의 첫 골이 파스토레의 뒤꿈치에서 나왔다. 쳉기스 윈데르의 낮은 크로스를 재치 있게 뒤꿈치로 살짝 돌려놓으며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는 슛이었다. 이어 9월 27이 프로시노네를 상대로 또 파스토레의 뒤꿈치 골이 나왔다. 이번에는 다비데 산톤의 땅볼 크로스를 뒤꿈치로 가볍게 처리했다. 로마는 4-0 대승을 거뒀다.

수도 로마를 대표하는 로마와 라치오의 라이벌전 ‘데르비 델라 카피탈레(Derby della Capitale)’에서도 파스토레의 활약이 기대됐으나, 파스토레는 전반 37분 부상을 입고 로렌초 펠레그리니로 교체됐다. 그런데 이 교체가 절묘하게 로마에 행운을 가져다줬다. 펠레그리니가 전반 45분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마치 파스토레의 뒤를 잇듯 뒤꿈치로 골을 넣었다는 점이 절묘했다. 에딘 제코의 헤딩 경합에 이어 라치오 문전에서 공 쟁탈전이 벌어졌다. 스테판 엘샤라위가 공에 덤벼들었다가 뒤로 흘러나온 공을 펠레그리니가 재빨리 뒤꿈치 슛으로 마무리했다.

로마는 이번 시즌 8경기에서 총 14득점(UEFA 챔피언스리그 포함)을 기록 중이다. 그 중 3골이 뒤꿈치 슛으로 나왔다. 특이한 현상이다.

펠레그리니는 골만 파스토레처럼 넣은 것이 아니었다. 파스토레 대신 로마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는 어려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치로 임모빌레의 동점골로 추격당한 후반 26분, 펠레그리니가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얻은 프리킥을 알렉산다르 콜라로프가 성공시키면서 로마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반 41분에는 펠레그리니의 프리킥을 페데리코 파지오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펠레그리니가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나머지 한 골에도 관여하면서 로마의 3골을 모두 만들어낸 경기였다.

펠레그리니 개인에게 특히 뜻 깊은 경기였다. 펠레그리니의 시즌 1호 골과 1호 도움이 모두 나왔다. 로마 유소년팀 출신으로 사수올로에 팔려갔다가 재영입된 펠레그리니가 ‘숙적’ 라치오를 상대로 넣은 생애 첫 득점이기도 했다. 펠레그리니는 지난 시즌 3골 4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지만 전반적인 경기 운영 능력 등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 라자 나잉골란, 케빈 스트로트만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펠레그리니의 비중이 더 커졌다. 이를 기회 삼아 성장해야 하는 시즌이다.

로마는 지난 시즌 구사했던 4-3-3 포메이션과 4-3-1-2 포메이션이 모두 잘 통하지 않으면서 시즌 초반 고전했다. 특히 5라운드에서 약체 볼로냐를 상대로 0-2 패배를 당하면서 암운이 짙어졌다. 그러나 프로시노네전부터 4-2-3-1 포메이션을 새로 도입하면서 경기력이 향상됐다. 다니엘레 데로시와 스티븐 은존지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되고 그 앞에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가 추가되면서 로마는 공수 양면에서 안정을 찾았다. 풀백 다비데 산톤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멀티 플레이어 알레산드로 플로렌치를 다양한 포지션에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전술적 유연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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