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자카르타(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조현우가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다. 대체 자원은 송범근뿐이다. 조현우의 부상 정도에 따라 남은 대회를 책임져야 할 수도 있는 송범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 이란은 2-0으로 꺾었다. 천적 이란을 잡은 한국은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난다.

기분 좋은 무실점 승리에는 아픔이 따랐다. 경기 도중 조현우가 부상으로 교체됐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던 조현우는 상대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그라운드에 떨어지면 무릎에 충격을 입었고, 후반 13분 송범근과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충격을 받은 직후 조현우는 잠시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가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고 다시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얼마 안가 다시 주저 앉았다. 스스로 걸어서 경기장을 빠져 나왔지만 부상 정도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 직후 김학범 감독은 “아직 조현우의 상태는 더 체크해봐야 한다. 내일쯤에야 결과가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조현우의 검진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조현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송범근이 급하게 경기장에 투입됐다. 송범근 역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투입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엄청 갑작스러웠다.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워낙 갑작스러운 교체였다”라고 말했다. 송범근은 급하게 유니폼을 갈아입고 축구화 끈을 조였다. 이 모습을 본 김 감독은 그에게 다가가 서두르지 말고 자신 있게 하고 오라는 말을 전했다.

송범근은 30여분을 소화하면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큰 실수도 없었고, 위기를 맞지도 않았다. 수비수들과 함께 끈임 없이 소통하며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송범근은 속앓이를 했다. 그는 “경기 당일에 인터넷으로 기사들을 봤고 마음고생도 정말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비난 여론 속에서도 송범근은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서 내가 포기하고 내려놓으면 축구선수 송범근은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준비를 하면서 기다렸다.”

코칭스태프와 동료선수들도 그에게 힘을 줬다. 소속팀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연락도 있었다. 경기 전날에는 김 감독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그와 개별 면담을 하며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는 거다.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송범근은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

조현우의 부상 정도에 따라 송범근의 역할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짧게는 8강 1경기를, 길게는 남은 대회 일정 모두를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앞선 경기 실수가 계속 마음에 걸렸는지 송범근은 ‘보탬’이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했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의 몫이고 임무다. 현우형이 어떤 부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갈 수 없는 상황이 오고 내가 나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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