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밤에 한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뽑아 매일 아침 배달한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잠을 청해야만 했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풋볼리스트’가 준비했다. 전체 경기를 못 봤더라도 이 장면만은 챙겨두시라, 월드컵 하이라이트. <편집자 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벨기에는 잉글랜드를 꺾고 조 1위를 차지했고., 튀니지는 파나마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콜롬비아는 1차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2연승을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세네갈에 페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16강행 막차를 탔다.

 

#일본 0-1 폴란드 / 후반 30분 이후/ 일본, 페어플레이를 위한 언페어플레이

일본이 16강에 진출했다. 유럽과 중남미 팀들이 즐비한 16강 대진표 속 유일한 아시아 팀이다. 일본은 같은 조의 세네갈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 상대전적 등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가 앞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일본이 페어플레이 점수를 통한 16강 진출을 위해 행한 전략은 전혀 페어하지 않았다.

후반 29분, 콜롬비아와 세네갈의 경기에서 콜롬비아 수비수 예리 미나가 득점을 기록했다. 일본은 폴란드에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콜롬비아가 조 1위로, 일본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일본 선수들은 정상적인 경기를 진행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콜롬비아의 득점 소식이 전해졌는지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렸다. 경기 막판 15분동안 일본 선수들이 공을 잡은 위치는 센터서클을 넘지 않았다. 전반 내내 극도로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하더니 후반에는 아예 정상적인 경기를 포기하다시피 했다.

폴란드 역시 의지가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1승만 따내면 만족한다는 듯 설렁설렁 뛰었다.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지도 않았고, 추가골을 넣기 위한 의지를 보이지도 않았다. 당연히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 막판에는 폴란드가 선수 교체를 준비하고 있는데, 일본이 계속 볼을 돌리며 경기가 멈추지 않자 아담 나왈카 폴란드 감독이 카밀 그로시츠키에게 일부러 넘어지라는 지시를 보내기도 했다.

 

#세네갈 0-1 콜롬비아 / 후반 29분 / 예리 미나의 헤딩골 ‘굿바이, 세네갈’

콜롬비아가 H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수비수 예리 미나가 콜롬비아를 구했다. 후안 퀸테로는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콜롬비아는 세네갈을 상대로 공격에 집중했다. 그러나 효율적이지 못했다. 전반 31분만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부상으로 교체됐고, 콜롬비아 공격진은 세네갈의 두줄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후반 25분이 지날 때까지 콜롬비아가 시도한 슈팅은 3개, 이 중 유효슈팅은 단 1개 뿐이었다.

후반 29분 콜롬비아가 앞서가기 시작했가.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킨테로가 올렸다. 공격에 가담한 미나는 뒤에서 기다리다가 날아오는 공을 향해 앞으로 달려 나왔다. 높이 떠오른 미나는 강한 헤딩 슈팅을 연결했고, 골키퍼 앞에서 한번 바운드된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미나의 득점으로 콜롬비아는 승리했고, 세네갈은 패배했다. 세네갈은 이 패배로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프리카 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건 1982년 이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파나마 1-1 튀니지 / 후반 6분 / 월드컵 역사상 2,500번째 골의 주인공, 파크레딘 벤 유수프

파나마와 튀니지는 서로 2패씩을 안으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파나마는 첫 승점을 위해, 튀니지는 유종의 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잉글랜드와 벨기에를 상대로도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튀니지는 파나마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전반 33분 예기치 않은 자책골이 나오며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튀니지는 동점을 만들었다. 완벽한 삼각패스에 이어 나온 득점이었다. 후반 6분 나임 슬리티가 공을 잡아 드리블도 수비수들을 제치고 아크 서클 부근으로 진입했다. 파나마 수비가 모두 슬리티에게 쏠린 상황에서 오른쪽에 홀로 있던 와흐비 카즈리에게 공이 연결됐다. 카즈리는 공을 잡지 않고, 중앙으로 다시 공을 보냈고, 파크레딘 벤 유수프가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튀니지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동점골을 넣은 벤 유수프는 월드컵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기게 됐다. 벤 유수프의 골은 월드컵 통산 2,500번째 골이었다. 1930년 초대 대회에서 루시안 로랑이 월드컵 1호골을 넣은 이후 88년이 걸렸다,

 

#잉글랜드 0-1 벨기에 / 후반 6분/ 벨기에 1위 이끈 야누자이, A매치 데뷔골을 월드컵에서

어린 시절부터 벨기에가 기대하는 유망주로 자라온 아드낭 야누자이가 드디어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9경기만에 이뤄낸 성과다. 야누자이의 득점으로 벨기에는 잉글랜드를 꺾고 조 1위에 올랐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벨기에와 잉글랜드 모두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다. 앞선 2경이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선발 출전했다. 야누자이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기회를 잡은 야누자이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슈팅 4개를 기록했고, 드리블 돌파도 3번이나 성공했다. 그림 같은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후반 6분,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야누자이가 유리 틸레망스의 패스를 받았다. 발바닥으로 공을 잡아놓은 야누자이는 바디페인팅을 섞은 개인기로 대니 로즈를 따돌리고 왼발 슈팅을 때렸다.. 야누자이가 찬 공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