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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태용호] ② 눈물바다 '감성 월드컵'이 된 이유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29 06:55

[풋볼리스트=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무리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났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준비부터 본선까지 많은 비판을 받았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꺾으며 좋은 기억을 남긴 채 나쁘지만은 않은 탈락을 했다. ‘풋볼리스트’는 한국의 월드컵을 결산하며 신태용호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각각 조명한다. <편집자 주>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1무 2패에 그친 성적뿐 아니라 대회 앞뒤에 불거진 여러 논란 때문에 최악의 대회를 치렀다. 경기 내용이 나쁘더라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있다면 ‘1998 프랑스월드컵’ 당시 이임생의 붕대 투혼처럼 긍정적인 이미지가 남을 수 있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은 선수단 내 파벌 논란 등 여러 논란이 선수들의 노력을 덮어버렸다.

러시아월드컵은 축구팬이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 한국 축구가 이미지 회복을 한 기회였다. 이번엔 도덕성이나 태도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 논란 대신 감동을 준 건 선수들의 유독 감성적이고, 대회에 깊이 몰입한 태도였다.

주장 기성용이 대표적이다. 기성용은 4년 전만 해도 리더십이 뛰어나다기보다 충동적이고 철없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기성용과 함께 선수들을 챙기는 구자철의 모습도 4년 전에는 ‘제 식구 감싸기’처럼 인식됐다.

선수들은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던 문제를 잘 인식하고 이번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기성용은 매 인터뷰마다 진지한 발언으로 대표팀의 위기의식을 꾸준히 고취시켰다. “거짓말쟁이가 될까 두렵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신태용 감독이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과감한 표현으로 언론을 대하기 때문에, 기성용의 무게감 있는 태도가 이를 보완했다.

신태용, 김영권, 구자철 등 4년 전 실패를 맛본 선수들의 자세는 비장했다. 이들에게 브라질월드컵은 축구 인생 최대 수치다. 수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컸다. 대회 준비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졸속적으로 이뤄진데다 대회 직전까지 한국의 경기력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은 더 절박한 태도로 대회에 임했다.

구자철은 100%가 아닌 컨디션으로 헌신적인 대회를 치르다 3차전 독일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경기 직후 은퇴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토트넘홋스퍼에서 보여주는 유쾌한 모습과 달리 “월드컵이 무섭다”며 치열한 태도를 보였다. 과거 인터뷰 실언으로 대회 전까지 조롱의 대상이었던 김영권 역시 이번 대회에서는 최상이 수비 집중력을 보였다. 이들 모두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지난 4년은 선수들 개인뿐 아니라 한국 대표팀 자체의 위기였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을 바라보는 대중의 감정은 상당 부분 응원이 아니라 냉소로 바뀌었다. 한국은 ‘응원할 맛이 안 나는 팀’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월드컵 직전에 성적까지 부진하자 관심이 뚝 떨어졌다. 객관적 근거는 없지만 축구계에서는 러시아월드컵이 역대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대회라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손흥민 등 대표 선수들이 “우리가 열심히 노력했다는 걸 국민 여러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 ‘응원받지 못하는 대표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는 위기의식의 표현이었다.

대표팀 리더들이 진지하게 대회에 깊이 몰입하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감성적인 팀이 됐다. 손흥민은 승패에 상관없이 매 경기 눈물을 쏟았다. 글썽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펑펑 우는 손흥민의 얼굴은 외신에서도 큰 관심을 가질 정도로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독일전 승리 후 선수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며 대회 내내 가졌던 무거운 긴장감을 털어버리는 의식을 치렀다.

4년 전 한국은 홍명보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을 믿고 선수들이 따르는 팀이었다. 감독 중심 리더십이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신 감독을 선수들이 절대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역학 구도가 더 좋은 정신력을 이끌어냈다.

스포츠의 감동은 꼭 성적이 좋지 않아도 찾아온다.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에서 잃어버렸던 감동을 러시아에서 되찾았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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