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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태용호] ③ 독일 잡으며 효과 보여준 대표팀 새 스타일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29 07:19

[풋볼리스트=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무리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났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준비부터 본선까지 많은 비판을 받았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꺾으며 좋은 기억을 남긴 채 나쁘지만은 않은 탈락을 했다. ‘풋볼리스트’는 한국의 월드컵을 결산하며 신태용호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각각 조명한다. <편집자 주>

한국 대표팀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경직된 팀이었다. 뻣뻣하고 빤한 축구로 더 강한 상대를 잡는 건 어려웠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더 역동적인 새 스타일을 찾았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4-2-3-1 포메이션으로 치렀고, 이후 부임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 역시 같은 포메이션과 경기 방식을 고수했다. 한국 대표팀이 이 전술을 쓴 건 홍명보 브라질월드컵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 2009년 U-20 대표팀, 2012년 U-23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다. 이 시기는 K리그에서도 비슷한 축구가 유행하던 시기다.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 포항스틸러스의 황선홍 전 감독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전술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이 시기를 흘려보냈다. 브라질월드컵부터 국가대표 세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스리백 기반 전술, ‘유로 2016’을 통해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많이 쓰일 것이 예고된 4-4-2가 대표적이다. 4-2-3-1처럼 경기장 전체에 선수들을 넓게 펼쳐놓고 장악하려는 축구는 기량이 떨어지는 팀 입장에서 비효율적이었다. 공수 간격을 줄이고 빠른 속공을 하기 쉬운 축구가 대세로 떠올랐다. 이때 3-5-2, 4-4-2 등의 포메이션이 쓰였다

한국은 작년 8월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실험을 했다. 지난해 11월 평가전에서 4-4-2가 좋은 경기력을 낸 뒤 이 포메이션이 한국의 ‘1안’으로 자리 잡았다.

본선에서 신 감독은 오히려 한국의 ‘1안’을 포기했다. 여기 필요한 김민재, 김진수, 권창훈, 이근호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신 감독은 거의 공격을 포기하고 수비에 치중하겠다는 2안을 구상했다. 그러나 2안을 바탕으로 치른 스웨덴전은 무기력한 0-1 패배로 끝났다. 2차전 상대 멕시코, 3차전 상대 독일은 스웨덴보다 더욱 강했다.

강팀을 상대로 한국은 1안인 4-4-2를 다시 시도했다. 그러면서 투톱 중 한 명으로 이재성, 구자철 등 본업이 미드필더인 선수를 기용해 중원 장악 능력을 높였다. 효과는 확실했다. 한국은 공수 간격이 좁아지고 더 역동적인 팀이 됐다.

포메이션이 바뀌자 한국 축구의 전통적 장점이라던 투지가 되살아났다. 기존의 4-2-3-1, 1차전에 썼던 수비적 4-3-3과 같은 축구는 기본적으로 한국 플레이가 느려진다. 선수들은 역동적으로 뛰기보다 느린 플레이 속에서 끝없이 계산을 해야 한다. 투지가 있어도 이를 플레이로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4-4-2는 공수 간격이 짧다는 포진의 특성 때문에 공격수부터 수비수까지 모든 선수가 역동적으로 뛰어야 한다. 선수들의 투지를 활동량과 끈기로 환원할 수 있는 전술이었다. 멕시코전에서는 경기력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하게 패배를 당했다. 독일전은 디펜딩 챔피언을 2-0으로 꺾는 성과를 냈다.

한국 선수단의 특성도 새로운 축구와 잘 맞는다. 기성용, 구자철 등 공을 오래 만지는 스타일의 주축 선수들이 일제히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중심은 역동적인 속공 위주 축구가 익숙한 공격수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각각 속공 상황에서 한 골씩 넣었다. 현재 한국 축구에 잘 맞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축구 전술의 유행은 끝없이 변한다. 한국의 기존 축구가 잘 통하지 않았던 건 슈틸리케 감독의 방식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한때는 효과가 있었으나 이제 시대에 뒤쳐졌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선수들의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것뿐 아니라 세계 축구의 흐름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잘 관찰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전술을 잘 간파하고 약점을 찌르는 팀이 다음 월드컵에 여럿 나온다면 한국은 수 싸움에서 이미 지고 들어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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