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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 영국 축구 전문 기자가 본 한국, ‘이상한 스웨덴전, 멋진 독일전’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29 06:03

[풋볼리스트=카잔(러시아)] 김정용 기자= 조나단 윌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저술가이자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본의 아니게 한국 경기를 집중 취재한 인물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축구 전문 필진, 축구 전문지 ‘블리자드’의 편집장인 윌슨은 ‘축구 철학의 역사’ 등 뛰어난 축구 관련 서적을 집필해 온 축구 전술사 전문가이기도 하다. 윌슨은 이번 대회로 네 번째 월드컵 본선을 취재했으며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컨페더레이션스컵, 유럽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를 고루 취재해 온 베테랑 기자다.

윌슨은 한국의 1차전 스웨덴전과 3차전 독일전을 모두 현장에서 취재했다. 어쩌다보니 이런 일정이 생겼다고 말한 윌슨은 지난 스웨덴전에 대한 단상을 ‘풋볼리스트’에 밝힌 바 있다. 한국이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한 27일(한국시간)에도 윌슨은 자신의 시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한국의 월드컵 행보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전한다.

 

- 한국의 독일전을 어떻게 봤나.

어제 아주 놀랐다. “이길 확률이 1%”라는 신태용 감독의 말은 너무나 부정적이었다. 스웨덴전도 비슷했는데 “상대의 큰 키가 위협적”이라는 말을 하고 또 하더라.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한국의 플레이가 좋았다. 독일에 대한 대응 전략이 좋았고 수비 조직력이 좋았다. 독일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는 2, 3차례에 불과했고 한국 골키퍼가 아주 훌륭한 선방을 보여줬다. 그가 대회 내내 훌륭했다고 본다.

한국이 아쉬웠던 유일한 점은 아주 좋은 역습이 3, 4회 있었는데 슛을 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그 기회들을 살렸다면 60분, 70분 경부터 경기를 쉽게 풀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은 일부에 불과하다. 수비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 직접 취재한 스웨덴전과 비교한다면 어땠나?

스웨덴전은 혼란스러운 경기였다. 물론 선수들의 원래 모습을 다 알지 못하는 입장이라서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을 수 있다. 키가 큰 팀 상대로 한국도 높이를 강화해야 하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장신 공격수를 기용했다는 건, 큰 팀 상대로 큰 선수를 기용한 건 이상한 방안이었다. 공중으로 크로스를 올려서 공격해야 했고 스웨덴 배후를 공략하지 못하게 됐다. 오늘 경기가 훨씬 나았다. 2차전은 멕시코가 이겼지만 50 대 50 경기였다고 본다. 스웨덴전은 이상하고 부정적인 경기였다. 더 잘 할 수 있었다. 앞선 대회들에서 한국은 첫 경기에 늘 득점하지 않았나.

 

- 오늘 독일이 부진했는데. 무기력해보였다.

그렇다. 리듬이 나빴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이해한다. 그러나 박스 안으로 파고들고, 질주하고, 공을 따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독일은 그러지 않았다. 막판 20분 동안 독일은 '우린 득점 못 할 거야'라고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정말 생기가 없었다. 놀라운 일이다. 특히 독일이라면 스웨덴전(독일이 2-1 역전승)에서 나온 토니 크로스의 골처럼 승리를 갈구하고 공을 따내려 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미지가 있다. 오늘 그들은 평소 모습과 비슷하지도 않았다. 정말 이상하게도 느리고 밋밋했다. 독일에서 잘 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자미 케디라는 부상을 겪으며 스피드를 잃고 더 이상 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아니게 됐다. 레온 고레츠카는 오른쪽에서 뛰면서 장점인 에너지를 불어넣지 못했다. 지난번에는 볼 터치라도 좋았는데 이번엔 터치도 안 좋았다. 공격수는 B급처럼 보였지 A급이 아니었고, 토마스 뮐러는 2년 동안 나쁜 플레이를 하면서 벤치로 밀려났다. 심지어 크로스조차 별로였다. 마르코 로이스는 첫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뒤로 점점 중요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의 첫 월드컵인데도 열망이 안 보였다. 독일은 여전히 탈락하지 않을 거라 안이하게 생각했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 한국의 잦은 전술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잘 알지 못하는 팀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는, 아주 좋은 감독과 선수들이 2, 3년 동안 함께 노력해 왔다면 가능한 운영법이다. 호르헤 삼파올리 시대의 칠레를 보면 스리백, 포백을 오가며 16, 17명을 활용했다. 한국도 가능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럴 때 선수들은 새로운 포지션에 계속 적응해야 한다. 늘 위험한 일이다.

 

- 한국의 전술 변화를 실제로 보면서 효과가 있다고 느꼈나

오늘은 한국의 전술 변화가 완전히 옳았다. 이 이상을 기대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비 중심으로 하다가 역습 위주로 공격했는데 멕시코도 첫 경기 때 그렇게 독일을 잡았다. 쉬운 일이 아니다.

 

- 한국의 3경기에 대한 의견을 말해준다면? 한국은 부정적인 전망을 뚫고 대회를 치렀다.

잉글랜드에서 '이번 선수진은 8강급' '이번 선수진은 4강급' 이런 이상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축구는 그런 게 아니다.

오늘 한국은 세계 챔피언, 세계 1위 독일을 잡았다. 앞선 멕시코전은 아주 좋은 경기였고 어쩌면 한국이 그 경기까지 이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첫 경기는 실망스러웠고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했다. 첫 경기를 보고 나서 나는 '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갈 수 있게 됐다.

 

-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아시아 팀은 처음이다. 그러나 독일이 너무 약했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

이 독일이 2002년 팀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러나 자기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독일은 여전히 독일이고 세계 최강이다.

 

- 손흥민이 스웨덴전에서 너무 후방에 배치돼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득점한 두 경기에서는 최전방 공격수였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좋아하다. 아주 좋은 선수다. 손흥민은 두 가지 포지션에서 모두 좋은 플레이를 해 왔다. 해리 케인이 부상당했을 때는 최전방 공격수였고, 또 왼쪽 윙어일 때도 있었다. 둘 다 아주 잘 소화했다. 그러니 한국이 왼쪽에 배치한 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손흥민은 첫 경기에서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적인 경기를 했다. 그건 나쁜 게 아니다. 다만 첫 경기보다 오늘 활약이 좋았던 건 사실이다. 손흥민을 돕는 건 다른 선수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의 장현수가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올라갔고, 수비진 구성이 바뀌었다. 한국 수비진에 정신적, 전술적으로 달라진 면이 있었나?

장현수는 오늘 어디 위치선정을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수비에 공헌했다. 잘 했다는 증거는 오늘의 경기력이다.

 

- 한국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골키퍼 '조'다. 첫 경기에서 이상한 머리모양을 하고 잘 하더라. 멕시코 전에서도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강하고 상대 공격수가 질주해올 때 잘 저지했다. 훌륭한 대회를 치렀다고 본다. 경기 최우수 선수를 2회 수상하지 않았나? 1회라고? 1차전에서도 한국 선수 중에서는 최고였다고 본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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