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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태용호] ① 해외파는 기둥이 되고, K리거는 가치 증명한 월드컵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29 06:33

[풋볼리스트=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무리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났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준비부터 본선까지 많은 비판을 받았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꺾으며 좋은 기억을 남긴 채 나쁘지만은 않은 탈락을 했다. ‘풋볼리스트’는 한국의 월드컵을 결산하며 신태용호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각각 조명한다. <편집자 주>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K리그 선수들의 지속적 발굴을 통한 선순환이었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김진수, 김민재, 염기훈, 이근호 등 대표적인 K리그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운영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 대체자 역시 대부분 K리그 선수들이었지만 대표 경력이 없거나 부족한 선수가 많기 때문에 본선에서 중용받기는 힘들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K리그 선수들은 대회가 시작된 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가장 먼저 스타덤에 오른 선수는 조현우였다. 대구FC 소속 조현우는 스웨덴을 상대한 1차전부터 페널티킥을 제외한 모든 슛을 막아내며 호평 받았다. 조현우는 공중볼 장악과 빌드업 능력뿐 아니라 기대 이상의 선방까지 보여주며 월드컵 모든 팀을 통틀어 최고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무실점 방어를 한 3차전 독일전에서는 상대팀의 세계적 스타들을 모두 제치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한국이 무기력한 스웨덴전과 달리 2차전 멕시코전부터 경기력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었던 원동력도 K리거에게서 나왔다.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1-2 패배를 당했지만 한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위해 측면에 문선민, 중앙에 주세종이 투입됐다. 둘 다 후보로 간주된 선수들이었으나 경기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멕시코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활동량과 전술 이해 능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는 독일전까지 뛰었고, 주세종은 독일전 추가시간에 직접 마누엘 노이어의 공을 빼앗은 뒤 정확한 왼발 롱 패스로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군경 선수의 활약상이 좋았던 한국은 의경 선수의 어시스트라는 새 기록을 남겼다.

주세종과 함께 성남FC 소속 윤영선은 K리그2(2부) 소속 선수로서 월드컵 선발 출장을 기록했다. 윤영선은 독일전 무실점 수비에 일조하며 신 감독의 과감한 선발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원래 대표팀 입지가 탄탄했던 미드필더 이재성, 수미수 이용은 기대대로 좋은 활약을 했다. 이재성과 이용은 세 경기 모두 선발 출장했다. 이재성의 넓은 활동폭과 공수 연결고리 역할, 수비 위치선정에 대한 높은 이해력은 한국 전술이 잘 작동한 근간이었다. 이용은 이마, 다리 등 잔부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오른쪽 수비를 지켰다.

K리거들의 활약은 월드컵 막판 선전이 국내 축구 인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좋은 신호다. 해외파인 손흥민, 기성용 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았다. 조현우가 소속된 대구FC, 주세종이 소속된 아산무궁화, 문선민이 뛰는 인천유나이티드 등이 모두 비인기 구단이라는 점에서 관중 증대 효과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은 전체 선수단 중 19명을 활용했다. 센터백 오반석과 정승현, 골키퍼 김승규와 김진현 외에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대회 시작 이후 박주호, 기성용이 차례로 부상당하는 악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폭넓은 활용폭이었다. 신 감독은 매 경기 큰 폭으로 선발 라인업을 교체했다. 1차전 스웨덴전 라인업과 전술은 의구심을 자아냈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준 변화는 대체로 호평이 많았다. 많은 활동량과 막대한 에너지를 전제로 상대를 압박했던 2, 3차전은 로테이션 시스템 덕분에 더 잘 작동했다.

한국의 핵심 멤버지만 그동안 리더십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영권, 손흥민은 어엿한 한국의 기둥으로 올라섰다. 주장 기성용부터 전과 달라진 리더십을 보였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독일전에서 완장을 찬 손흥민과 수비진을 이끈 김영권은 경기에 대한 집중력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을 챙기는 배려까지 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내년 아시안컵, 4년 뒤 카타르월드컵까지 한국의 리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 수비진의 리더가 불분명했다는 점에서 김영권의 기술적, 정신적 성장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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