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밤에 한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뽑아 매일 아침 배달한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잠을 청해야만 했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풋볼리스트’가 준비했다. 전체 경기를 못 봤더라도 이 장면만은 챙겨두시라, 월드컵 하이라이트. <편집자 주>

17일과 18일(한국시간) 펼쳐진 ‘2018 러시아월드컵’ 4일차 경기에서는 이변이 있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과 브라질이 승리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에서 이변을 일으켰던 코스타리카도 세르비아에 패하며 무너졌다.

 

#코스타리카 0-1 세르비아 / 후반 11분 / 여전한 콜라로프의 왼발, 나바스도 뚫었다

세르비아의 주장 알렉산다르 콜라로프는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희끗희끗한 그의 머리카락이 그가 선수생활 황혼기를 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이는 들었을지언정 그의 날카로운 왼발만큼은 여전하다. 콜라로프의 왼발은 세르비아에 첫 승리를 안겼다.

세르비아는 지난 대회 돌풍의 주역 코스타리카와 맞붙었다. 5-4-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는 코스타리카에게 세르비아는 고전하고 있었다. 수비수들을 어렵사리 벗겨내고 슈팅을 날리면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가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코스타리카가 원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경기장 분위기는 세르비아 쪽으로 가져온 건 주장 콜라로프였다. 세르비아는 후반 11분 골대와 20여m 쩔어진 곳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언제나처럼 콜라로프가 키커로 나섰다. 왼발로 강력하게 때린 공은 각이 큰 곡선을 그리며 수비벽을 넘어갔고,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대편을 지키고 있던 나바스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손을 뻗었으나 막을 수 없었다.

콜라로프의 왼발 덕에 세르비아는 E조 1위로 올라섰고, 콜라로프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 들고 포효했다.

 

 

#독일 0-1 멕시코 / 전반 35분 / 유럽팀 '첫 패배’ 독일, 모터 단 멕시코에 굴복

‘2018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한 이후 3일 동안 유럽 팀들은 한번도 지지 않았다. 4일차가 돼서야 유럽팀의 첫 패배가 나왔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되리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멕시코의 빠른 발이 독일을 무너뜨렸다. 북중미 강호 멕시코는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미드필더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공격수들의 빠른 발과 활발한 좌우 전환으로 독일 수비를 흔들었다. 미드필더에서 공을 잡으면 곧바로 전방으로 공이 배달됐고, 치차리토와 이르빙 로사노, 카를로스 벨라, 미겔 라윤 등이 전방으로 쇄도했다.

독일은 멕시코의 빠른 역습에 허둥지둥 댔다. 수비 조직이 무너졌고,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으로 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 35분에 나온 로사노의 슈팅에 노이어 골키퍼 마저 무너졌다.

멕시코는 수비진영에서 독일 공격을 차단하고 공을 탈취했다. 공은 바로 전방으로 연결됐고, 하프라인 부근에 서있던 치차리토는 상대를 등진 상태에서 공을 받은 후 뒤에 있던 안드레스 과르다고에게 다시 내줬다. 과르다도는 곧바로 다시 치차리토에게 공을 내줬다. 치차리토는 제롬 보아텡을 앞에 두고 달리기 시작했다. 반대편에서는 로사노가 뛰어오고 있었다. 페널티박스 앞까지 올라온 치차리토는 왼쪽에 있던 로사노에게 공을 패스했고, 로사노는 공을 잡아 토마스 뮐러를 완벽하게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대와 노이어 골키퍼 사이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독일은 경기 내내 멕시코의 빠른 공격에 고전했다. 노이어 골키퍼가 아니었다면 대량실점이 나올뻔한 경기 양상이었다. 멕시코의 활약에 F조 판도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브라질 1-1 스위스 / 전반 20분 / 러시아에서도 여전한 ‘쿠티뉴존’

잉글랜드와 스페인에서 목격되던 ‘쿠티뉴존’이 러시아에서도 등장했다. ‘쿠티뉴존’에서 필리페 쿠티뉴의 발을 떠난 공은 언제나처럼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만년 우승후보’ 브라질은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의 개인 기술을 이용해 스위스를 압박했다.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자주 보냈지만 막판에 세밀함이 부족하거나 상대 육탄수비에 막히며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난세에 쿠티뉴가 등장했다. 쿠티뉴는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20분, 네이마르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헤집고 마르셀루에게 패스했다. 마르셀루는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이 공이 상대 수비에 걸렸다.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 박스 밖에 있던 쿠티뉴 앞으로 떨어졌고, 쿠티뉴가 서 있던 자리는 ‘쿠티뉴 존’이라고 불리는 상대 페널티박스 바깥 지역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모두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쿠티뉴가 오른발로 공을 찼고, 그대로 나갈 것 같은 곡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마지막에 강하게 휘며 상대 골문 구석을 통과했다. 쿠티뉴는 자신의 월드컵 첫 득점을 전매특허와 같은 감아차기로 만들어냈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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