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당연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던 브라질이 첫 경기에서 발목을 잡혔다. 필리페 쿠티뉴는 환상적인 골을 기록하며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여줬으나, 에이스 네이마르는 몸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듯 보였다.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E조 1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쿠티뉴의 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초반 스티븐 주베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브라질은 첫 경기부터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가브리엘 제주스와 윌리안, 네이마르를 투입했고, 파울리뉴와 카세미루, 쿠티뉴로 미드필더를 꾸렸다. 치치 감독 부임 이후 자리잡은 4-1-2-3 포메이션이었다.

치치 감독은 최근 쿠티뉴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쿠티뉴는 왼쪽 윙어나 미드필더가 제자리인 선수다. 그러나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네이마르에게 왼쪽을 내주고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윌리안은 벤치에 둬야 했다. 치치 감독은 헤나투 아우구스토가 부상을 당한 뒤 경기력이 떨어지자 쿠티뉴를 중앙으로 이동시켰고, 쿠티뉴는 2선 중앙에서 만족스러운 활약을 이어갔다.

스위스 골문을 연 선수도 쿠티뉴였다. ‘쿠티뉴 존’이라고 불리는 공격진영 왼쪽 상대 페널티박스 밖에서 전매특허와 같은 날카로운 슈팅을 보여줬다. 전반 20분, 네이마르가 왼쪽에서 공격에 가담한 마르셀루에게 공을 패스했다. 마르셀루는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걸리며 공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이 공이 떨어진 곳은 ‘쿠티뉴 존’이었고, 쿠티뉴가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쿠티뉴는 지체 없이 오른발로 공을 찼고,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날아가 골대를 한번 맞추고 골망을 흔들었다.

 

골은 쿠티뉴가 넣었지만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인 건 네이마르였다. 네이마르는 경기 초반부터 왼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스위스 수비진을 휘저었다. 전반 초반에는 네이마르의 볼 컨트롤에 상대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네이마르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슈팅을 때렸고, 가장 많은 드리블을 성공했다. 그는 전반 15분 프리킥을 시작으로 총 4개의 슈팅을 때렸고, 이중 절반이 유효슈팅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골망을 가른 슈팅은 없었다. 평소보다 슈팅의 위력이 부족했다.

드리블은 조금 긴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네이마르는 동료에게 패스하면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음에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개인기를 과시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공을 오래 소유하고 있는 만큼 상대의 견제도 많이 받았고, 10번의 파울을 당했다. 이는 1998년 앨런 시어러 이후 월드컵 단일경기에서 한 선수가 당한 가장 많은 파울 횟수다.

네이마르는 아직 부상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듯한 모습도 보였다. 평소보다 세밀험이 부족했고, 경기 중간 발목을 돌리거나, 손으로 잡는 장면도 포착됐다. 네이마르가 침묵하자 브라질의 활발한 공격은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브라질은 스위스 상대로 승리에 실패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하지 못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브라질이 기분 좋은 상태로 브라질로 돌아가려면, 팀 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네이마르가 침묵을 깨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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