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김정용 기자= 기성용은 무게감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2018 러시아월드컵’ 첫 상대 스웨덴을 만나기 하루 전, 주장은 주장다웠다.

17일(한국시간) 러시아의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위치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과 기성용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스웨덴과 F조 첫 경기를 갖기 하루 전이다. 한국은 기자회견에 이어 현지시간 오후 3시에 공식 경기장 적응 훈련도 했다. 스웨덴전을 정확히 24시간 앞두고 가진 훈련이었다. 한국의 월드컵 운명을 가를 경기가 만 하루도 남지 않았다.

질문을 주로 신 감독을 향했지만, 기성용의 존재감도 컸다. 기성용은 종종 날아드는 질문에 차분하고 의미 있는 대답을 이어갔다. 기성용은 “첫 경기를 맞이하게 돼서 상당히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내일이 우리 팬들에게 내일 경기가 좋은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기성용은 이번 월드컵을 가장 뜨겁고 진지하게 임하는 선수 중 하나다. 한국이 부진할 수 있다는 두려움,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앞선 ‘거짓말쟁이’ 발언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월드컵을 4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 여기 있는 선수들뿐 아니라 없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주장으로서 책임감,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려 노력했다. 반대로 가끔 팀의 분위기가 너무 가벼워지지 않게 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전날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 미팅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월드컵은 선수 인생에서 쉽게 오지 않을 기회다. 선수들이 기회를 잘 살리고, 자기 인생의 중요한 경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 당일 관중은 스웨덴이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관중은 보도에 따라 2만 명에서 3명 명이 예상된다. 한국 응원단은 1,5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기성용은 “관중이 많이 오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이니까. 관중이 많이 차서 월드컵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스웨덴 관중, 한국 관중 중 누가 많든 중요하지 않다. 내일 최대한 많은 관중이 와서 월드컵 분위기가 나는 상태에서 경기했으면 좋겠다”라며 가장 정석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기성용은 스웨덴에 비해 한국이 우월하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기도 했다. “경험으로 볼 때 한국이 스웨덴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스웨덴이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가 몇 명이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엔 경험한 선수가 많다. 경험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없다. 선수들의 대비, 준비가 끝났다. 이제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게 우리의 일이다.”

기성용은 세 번째 월드컵을 맞이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뤘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로 부진 끝에 탈락할 때도 핵심 선수였다.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이다. ‘2002 한일월드컵’으로 데뷔한 박지성이 2010년에 그랬듯, 기성용은 팀의 핵심이자 중심이 됐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월드컵인데 압박감, 중압감이 없다. 반대로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케어하고 이끌어줘야 한다는 부담은 어느 때보다 크다. 그게 다른 대회와 다르다.”

신태용 감독 “담담하다”

신 감독은 감독으로서 처음 경험하는 월드컵에 대해 “담담하다. 준비한 대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또한 올림픽과 20세 월드컵을 준비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 내가 월드컵이 처음이라고 걱정하는데 개인적으로 전혀 떨리거나 걱정되는 게 없다. 처음에 이야기했듯 무덤덤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평소와 같은 전술을 쓸 거라고 예고한 스웨덴과 달리 신 감독은 끝까지 전략을 숨겼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국은 필드 적응 훈련을 15분 동안 공개했다. 워밍업에 이어 공 돌리기 훈련까지 공개됐다. 필드 플레이어 20명에 차두리 코치가 껴서 총 21명이 됐고, 7명씩 세 조를 만들어 공 돌리기를 했다. 차 코치가 언제나 그렇듯 가장 큰 소리를 지르며 훈련 분위기를 유쾌한 게임으로 만들어갔다. 문선민 등 선수들은 받아내기 힘든 공을 향해 몸을 날려 시저스킥을 하는 등 공 돌리기에도 높은 집중력으로 임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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