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우간다에서 온 덴마크인, 시스토

2014년, 글렌 리더숄름 감독은 미트윌란의 유소년 팀을 이끌고 있었다. 수 많은 선수들 중 유독 승부욕으로 무장한 한 선수를 발견했다. “정말 드문 선수였어요. 엘리트 유소년 선수들 중에서도 미오네 시소토 만큼 좋은 결정력을 가진 선수는 찾기 힘들었죠” 이후 다시 한 번 리드숄름 감독은 “시스토는 정말 자신이 가진 재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 특별한 선수입니다”라며 그를 향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

 

미트윌란의 유소년들은 일 주일에 12시간 동안 훈련을 했다. 하지만 시스토는 아니었다. 두 배의 훈련을 소화했다. 자신의 기술, 크로스, 슈팅, 세트피스 능력을 키우기 위해 24시간을 쏟았다.

 

물론 다른 능력은 이미 갖추고 있었다. 대단한 활동량을 선보였고, 모든 것이 어우러져 셀타비고 입단과 덴마크 국가대표팀 발탁까지 이뤘다. 모든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가족 덕분이다.

 

시스토는 1995년 2월 4일 우간다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들은 남수단에서 온 이주민들이었다. 시스토가 태어난 후 몇 개월이 지나고 그들은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했다. 정착한 곳은 덴마크의 회이슬레브라는 도시였다.

그곳에서 시스토의 가족은 북유럽의 사회와 문화, 삶의 모습이 남수단 혹은 우간다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학습하며 나름대로 잘 뿌리를 내렸다. 2014년 그들은 회이슬레브에서 남쪽으로 6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다시 이주해 살고 있었다. 그의 형제 중 한 명인 앙헬로는 시스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남수단에서 우리 부모님은 작은 농장에서 살았어요. 덴마크로 이주한 후 정말 많은 차이점을 경험했어요. 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모두가 미래 세대의 복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땀을 흘렸어요. 남수단에서 부모님 세대들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무언가 그냥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냥 얻기만 했지요. 적어도 우리 가족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어요”

 

시스토는 여덟 명의 형제가 있다. 형제들은 모두 아주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시스토에게는 축구가 교육의 핵심이었다. 덴마크에 정착하고 가족들이 다시 한 번 이주를 했을 때 그의 재능은 미트윌란의 눈에 띄었다.

 

덴마크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인 미트윌란에는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가득했다. 덴마크 국가대표팀 주장인 시몬 키예르 역시 미트윌란의 유소년 시스템이 만들어 낸 결과물 중 하나다. 웨스트햄의 윈스턴 리드, 셀틱의 에릭 스비안트첸코 역시 미트윌란 유소년 출신이다.

 

시스토와 리더숄름 감독의 인연이 시작된 것도 역시 미트윌란이다. 유소년 단계를 함께 보냈고 둘은 함께 팀 승격을 일궜다. 결국 둘은 나란히 1군 감독과 선수로 성장했다. 리더숄름 감독은 한때 시스토를 1군에 부르지 않고 연령에 맞는 팀에서 활약하며 더 배우고, 보호하려 했지만 끝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 너무나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2015년 시스토는 미트윌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조했다. 당시 시스토는 유로파리그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만나 홈과 원정에서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모든 이들은 그가 유럽 최고 수준의 팀들로 이적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시스토는 전술적으로 뛰어난 선수에서 다재 다능한 선수로 성장했다. 유럽의 거대한 클럽들이 그의 활약을 주시했고, 결국 그는 셀타비고로 둥지를 옮겼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그는 선발로 출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팀을 선택했다. 그리고 셀타비고에서 곧장 그는 주전을 차지했다. 덴마크 국가대표팀에서도 결국 그를 소집했다.

 

시스토는 2014년 12월까지 덴마크 국적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21세 이하 팀에 소집되고 성인 대표팀에 소집되며 모든 것이 해결됐다. 2016년 10월 이후 시소코는 덴마크의 모든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선발로 기용됐다. 그리고 올해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당시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그가 축구화 끈도 묶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다니 알베스는 시스토가 디에고 마라도나처럼 뛰어다니며 워밍업을 했고,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처럼 훈련을 했다고 했다. 훗날 시스토 “나는 축구화가 너무 나의 발을 꽉 조이는 것 보다 약간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하레이데 감독은 시스토로 하여금 크리스티안 에릭센과의 조합을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가 에릭센을 집중 마크하도록 하고, 시스토는 그로 인해 생기는 공간과 기회를 찾는 방식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시스토는 그가 홀로 무대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시스토의 뒤에는 부모님이 든든하게 그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21세 이하 대표팀에 처음 발탁되어 기자회견이 펼쳐질 당시 부모님은 아프리카 전통 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러시아 월드컵도 마찬 가지다. 그의 형제인 로볼로히티, 마가렛, 아카리, 케이시, 안젤로, 오푼약, 아델레이드 그리고 레지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쩌면 시스토의 가족은 많은 것을 함께 이루었을지도 모른다. 함께 헌신하며 함께 영광을 만들었다. 이제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

#전술 분석

덴마크인들에게 모르텐 올센 감독이 아닌 다른 인물이 팀을 이끌고 주요 대회에 나서는 것은 낯선 모습이다. 덴마크 국가대표팀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지휘봉을 잡기도 했던 그는 덴마크 축구에서 적어도 최근 50년간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70년대와 80년대, 그는 국가대표팀의 위대한 리더였고, 주장이었다. 거침없이 공격을 펼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특히 ‘1986 멕시코 월드컵’ 당시의 모습은 더욱 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마침표가 있었다. 덴마크는 주요 대회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올센 감독은 지휘봉을 놓았다. 그리고 노르웨이 출신의 하레이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는 덴마크, 노르웨이 그리고 스웨덴에서 프로 팀들을 이끌었고, 각국 리그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었다. 선수 시절에는 맨체스터시티와 노리치시티에서 해외 경험을 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덴마크 특유의 공격 축구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술과 철학을 바꾸었다. 그의 마음 속에는 단 한 가지가 있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최대한 활용해 최고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하레이데 감독은 “최고의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로 하여금 자신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다”며 자신의 뜻을 내비쳤다.

 

덴마크는 네덜란드나 스페인 럼 끊임없이 점유율에 무게를 두는 방식 혹은 끊임없이 비효율적패스만 이어지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조금 더 직관적이며, 공격적이며 빠른 것이 덴마크의 방식이다. 이는 에릭센에게 더 많은 기회로 이어졌다. 덴마크 대표팀의 지역예선에서 에릭센의 존제는 더욱 중요했다. 하레이데 감독이 이끈 19차례 경기에서 에릭센은 15득점을 기록했다. 올센 감독 체제에서 에릭센은 57경기에 나서서 6득점을 기록했다

 

덴마크는 선수들이 가진 체력적 이점들을 잘 활용할 것이다. 시몬 키예르, 안드레아스 비옐란, 토마스 델란, 유수프 폴센 그리고 마티아스 ‘칸카’ 요르겐센까지 많은 선수들이 강하고 거댄 체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베르더브레멘의 미드필더 델라니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덴마크는 중원에서부터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고, 그런 모습을 러시아에서도 보여줄 것이다. 그 결과로 덴마크는 최근 경기들에서 상대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 덴마크가 보완해야 할 점은 모든 패스에 목적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뿐이다.

 

수비에는 첼시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에게 물음표가 찍힌다. 하레이데 감독은 세비아의 키예르와 브렌트포드의 비옐란이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원에서는 빌리암 크비스트가 너무 느리고 노쇠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펜하겐에서 활약하고 있는 크비스트는 소속 팀에서도 선발 자리를 놓치고 있다. 이는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더블린에서 개최된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덴마크가 러시아 땅을 밟을 수 있었던 중요한 경기였기에 그를 향한 하레이데 감독의 믿음은 여전하다.

 

#예상베스트 11

(4-3-3-) 슈마이켈(GK)-달스가드, 키예르, 비옐란, 라르센-쇠네, 에릭센 델라니-폴센, 요르겐센, 시스토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비옐란은 덴마크에서 선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첼시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나름의 인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비옐란은 흔들리지 않았다. 왼발의 중앙 수비수인 비옐란은 공을 잘 다루는 법을 알 뿐만 아니라 탁월한 시야를 갖추었다. 비옐란은 탄탄대로를 걸어온 선수가 아니다. 24살의 나이에 자신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덴마크에서 2012년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브렌트포드에서는 부상을 당했고 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월드컵에서 비옐란이 제대로 활약을 펼친다면 빅 클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덴마크에게는 페루, 호주와 함께 같은 조에 편성되는 행운을 얻었다. 페루는 월드컵 경험이 많지 않고, 덴마크에 비해 선수들이 활약하는 클럽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호주는 지역 예선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새로운 감독이 팀을 맡았다. 하레이데 감독이 이끄는 덴마크는 프랑스에 이어 2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16강은 크로아티아 혹은 아르헨티나와 맞붙지 않을까?

 

글= 트로엘스 헨릭슨 (율란드 포스튼)

에디팅=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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