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이미 유럽 빅 클럽의 스카우트와 영입 담당자들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사들일 선수 목록을 뽑고, 물밑 접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수를 살 때는 요모조모 잘 따져야 한다. 우리 선수단에 부족한 게 뭔지 알았다면 거기 맞는 선수를 사야 한다. 괜히 ‘가성비’가 좋다고 쓸데없는 선수를 산다거나, 명성에 혹해서 기존 선수 구성과 충돌하는 조합을 만들어버리면 곤란하다. 영입이 절실한 세 구단을 대상으로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2017/2018시즌을 호기롭게 시작했다.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복귀했고, 포지션 별로 보강도 골고루 이뤄졌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빅토르 린델로프, 로멜루 루카쿠, 네마냐 마티치를 영입하며 1억 4800만 파운드(약 2,205억 원)를 지출했다. 겨울에는 헨리크 미키타리안을 아스널에 내주고 알렉시스 산체스를 데려왔다.

기대를 받고 시작한 2017/2018시즌이지만 맨유는 실패했다. 리그컵에서는 조기 탈락했고, UCL은 16강 진출에 그쳤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2위에 올라있지만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시티의 우승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4강에 올라있는 FA컵 마저 탈락한다면 많은 돈을 쓰고도 무관에 그치게 된다. 여러 선수를 영입했지만 맨유 스쿼드에는 여전히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곳곳에 보인다. 맨유에게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를 추천한다.

 

풀백 : 나이 든 윙어 출신 풀백 말고 새 얼굴이 필요해!

맨유는 이번 시즌 EPL 30경기에서 23골을 내줬다. 맨시티(20실점) 다음으로 적은 실점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맨유의 수비가 강하다고 할 수 있으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문제가 많다. 맨유는 경기당 11.8개의 슈팅을 허용하고 있다. 왓포드(11.2개), 허더스필드타운(11.1개)보다 많은 수치다. 다비드 데헤아의 선방이 없었다면 맨유의 실점은 더 늘었을 것이다.

에릭 바이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수가 없는 중앙 수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측면 수비다. 올 시즌 맨유의 주전 풀백은 애슐리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다. 두 선수 모두 윙어 출신으로 수비력에 문제를 보인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두 선수는 UCL 16강 1차전 세비야전에서 동료에게 단 하나의 크로스도 전달하지 못했다. 32세인 두 선수의 기량은 정점을 찍고 점점 하락하고 있다.

맨유에는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준수한 풀백이 필요하다. 최근 맨유와 연결되고 있는 영입 후보군들도 수비는 기본이고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 전개를 선호하는 주제 무리뉴 감독에 전술상 풀백의 스피드와 킥 능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현재 맨유 스쿼드에 있는 루크 쇼, 대니 블린트, 마테오 다르미안은 공수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데니스 어윈 같은 풀백이 맨유에 필요하다. 어윈은 풀백의 표본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현역 시절 공수 양면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안정적인 수비력은 기본이었고, 공격력 능력도 뛰어났다. 프리킥과 페널티킥 키커로 나설 정도로 정확한 킥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측면 공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와 상대 수비를 흔들기도 했다.

 

미드필더 : 묵묵히 허리를 지켜줄 믿을맨 어디 없습니까?

맨유는 전통적으로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를 갖추고 있었다. 브라이언 롭슨부터 로이킨, 폴 스콜스까지 책임지고 허리를 지켜주는 선수들이 있었을 때 맨유는 전성기를 달렸다. 이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준 덕에 수비에서 공격까지 팀의 짜임새가 잡힐 수 있었다.

현재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진도 이름값으로 봤을 때는 여느 팀에 뒤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있고, EPL에서 잔뼈가 굵은 마루앙 펠라이니도 있다. 올 시즌 영입한 네마냐 마티치와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주 스콧 맥토미니도 허리를 받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개성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포그바는 경기장 밖에서는 물론 안에서도 자기 개성이 강한 선수다. 플레이 스타일이 확실한 포그바는 동료들과 호흡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고, 무리뉴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드필더를 벤치에 앉혀둔 채 경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펠라이니 역시 강한 공격 본능을 참지 못하고 전방 깊숙이까지 올라가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그 결과는 맨유는 수비와 공격 사이에 너무 많은 공간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생겼다.

개성 강한 선수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는 게 맨유의 고민이다. 맨유는 벌써부터 여러 중앙 미드필더들과 연결되고 있다. 맨유에게 필요한 미드필더는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중원에서 동료들과 눈치껏 호흡을 맞추며 균형을 잡아줄 선수다. 흐름을 읽는 능력도 뛰어나야 하고 전술 수행 능력도 부족하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마이클 캐릭이나 대런 플레처 같은 유형의 미드필더가 맨유에는 필요하다. 캐릭은 전술이해도와 위치 선정이 뛰어난 선수다. 앞선에서 공격권을 빼앗기더라도 상대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수비에 성공하는 선수였다. 후방에서 빠른 판단으로 내주는 패스는 맨유 역습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 대런 플레처도 누구와 짝을 이뤄도 제 몫을 해주는 미드필더였다. 플레처는 왕성한 활동량과 준수한 수비력, 정확한 패스를 통해 팀의 허리를 확실하게 책임졌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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