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이미 유럽 빅 클럽의 스카우트와 영입 담당자들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사들일 선수 목록을 뽑고, 물밑 접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수를 살 때는 요모조모 잘 따져야 한다. 우리 선수단에 부족한 게 뭔지 알았다면 거기 맞는 선수를 사야 한다. 괜히 ‘가성비’가 좋다고 쓸데없는 선수를 산다거나, 명성에 혹해서 기존 선수 구성과 충돌하는 조합을 만들어버리면 곤란하다. 영입이 절실한 세 구단을 대상으로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AC밀란과 인테르밀란 모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못 딴 지 어느덧 네 시즌이 지났다. 그리고 이대로(한국시간 17일 기준) 시즌이 끝난다면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신세가 될 것이다. 대규모 영입에 힘입어 자신감을 보였던 밀란도, 초반 선두권에 올랐던 인테르도 영 마음에 안 드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들이 ‘원 포인트 보강’을 하려면 어느 포지션부터 알아봐야 하는지 찬찬히 짚어봤다.

 

밀란 :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미드필더

밀란의 베스트 멤버 구성을 보면 사실 부족한 부분이 별로 없다. 주전 라이트백 안드레아 콘티가 시즌 아웃 상태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공격진은 파트리크 쿠트로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안드레 실바와 니콜라 칼리니치 중 한 명을 오히려 정리해야 할 판이다.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4-3-3 포메이션을 유지한다면, 가장 애매한 포지션은 왼쪽 윙어와 왼쪽에 치우쳐 활동하는 중앙 미드필더다. 하칸 찰하노글루, 자코모 보나벤투라가 각각 담당하는 포지션이다. 킥력이 출중한 찰하노글루를 어떻게든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보나벤투라를 확실히 밀어낼 만한 미드필더를 영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새 미드필더는 케시에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 케시에는 지난 시즌 아탈란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뒤 밀란으로 이적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에너지가 장점, 경기 운영이 단점인 케시에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옆에서 지능적인 플레이를 맡아 줄 미드필더 파트너가 필요하다. 루카스 비글리아는 판단력이 좋은 미드필더지만 팀을 지휘할 수 있는 레지스타는 아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비글리아, 공격에 자주 가담하는 케시에 사이에서 운영을 맡아 줄 선수가 있으면 경기력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기성용은 여기 해당하는 미드필더다. 밀란 이적설이 충분히 일리 있게 들리는 이유기도 하다.

과거 밀란 선수 중에서는 클라렌스 시도르프, 건강하던 시절의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훌륭하게 수행했던 역할이다. 보통 오른발잡이 미드필더가 왼쪽에 치우쳐 배치되면 경기장 전체를 비스듬하게 조망하며 패스를 뿌릴 수 있다. 플레이메이커 성향인 선수에게 편한 자리다.

인테르 : 수비보다 공격력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

인테르 스쿼드의 문제는 질보다 양이 부족해서 발생했다. 시즌 초반 4-2-3-1 포메이션을 토대로 빤하지만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을 하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세심한 전술가라는 걸 잘 보여줬다. 그러나 단조로운 경기 운영이 점차 상대팀에 읽혔고,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결국 순위가 하나씩 떨어졌다.

재정 문제에 묶인 인테르는 선수를 많이 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공격진과 수비진은 일단 괜찮은 멤버로 구성됐다고 볼 수 있다. 단 한 명만 영입해 팀을 업그레이드한다면 중원을 개선하는 게 가장 빠를 것이다. 인테르는 이탈리아 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로베르토 갈리아르디니, 우루과이 대표 마티아스 베시노, 베테랑 보르하 발레로를 중심으로 미드필드를 운영해 왔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 영입한 하피냐 알칸타라는 완전 이적 옵션 금액이 3,500만 유로(약 46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하피냐, 발레로, 마르셀로 브로조비치가 번갈아 맡아 온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더 확실한 선수를 영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인테르의 두 수비형 미드필더는 모두 공격 재능이 떨어지는 수비 전문 선수들이다. 이들의 앞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드리블과 득점 등 직접 골을 뽑아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구색이 맞는다. 문전으로 자주 침투하는 미드필더가 추가된다면 원톱 마우로 이카르디의 고립을 해소할 수 있고, 좌우 측면 공격의 단조로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과거 인테르 선수 중 유리 조르카예프 정도의 클래스와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선수가 온다면 현재 인테르의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조르카예프는 인테르에서 단 세 시즌 동안 뛰었지만 시즌 평균 10골을 득점한 공격자원이었고, 영리한 움직임을 통해 패스의 줄기를 뚫어줄 줄 아는 선수였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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