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 메리노(아스널).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켈 메리노(아스널).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미켈 메리노가 아스널의 복덩이가 됐다. 전후반 변화무쌍한 활약으로 2골을 모두 책임졌다.

4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4라운드를 치른 아스널이 브렌트퍼드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스널은 승점 33점을 확보하며 2위 맨체스터시티(승점 28)를 5점 차로 따돌렸다.

아스널 최전방 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난 시즌까지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은 카이 하베르츠는 개막전 출전 이후 무릎 부상으로 현재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올여름 야심차게 영입한 빅토르 요케레스는 시즌 초 컨디션 난조를 보이다 근육 통증으로 꾸준한 출전이 불투명했다.

이때 골 넣는 미드필더로 변모한 메리노가 해결책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미켈 아르테나 감독은 최근 부상을 겪은 요케레스를 벤치에 앉히고 미드필더 메리노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높이가 좋은 메리노는 상대 박스 안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골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전반 초반 공격수 뺨치는 움직임으로 선제 골을 안겼다.

전반 11분 노니 마두에케가 센스 있는 백힐 패스로 벤 화이트의 오버래핑을 도왔다. 화이트는 문전으로 강한 크로스를 올렸는데 수비진 배후에 숨어있던 메리노가 순간 어깨를 앞쪽으로 넣고 튀어나오더니 절묘한 헤더로 공을 꺾어 골망을 흔들었다. 영락없는 정상급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이었다.

메리노의 선제 골로 아스널의 공세는 더욱 강해졌다. 이날 아스널은 슈팅 15회를 시도해 유효 슈팅 7회를 생산했다. 경기 자체를 압도한 아스널은 90분 동안 브렌트퍼드에 유효 슈팅 1회만 허용했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들긴 끝에 경기 막판 추가 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때도 메리노의 도움이 있었다. 그런데 메리노의 포지션이 이번엔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 게티이미지코리아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널은 후반 38분 부상이 의심된 데클란 라이스를 대신해 요케레스를 투입했다. 스트라이커만 소화 가능한 요케레스는 곧장 전방에 배치됐고 메리노는 본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왔다. 전반전 공격수로 골 맛을 본 메리노는 후반전 미드필더로 동료의 득점을 도왔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브렌트퍼드의 공격 전개가 끊기자 메리노가 공을 갖고 전진했다. 하프라인까지 공을 몬 메리노는 뒷공간으로 달리는 부카요 사카에게 발밑에 깔리는 왼발 전진 패스를 찔렀다. 사카는 수비수 두 명을 속인 뒤 골문 상단을 노린 왼발 강슛을 시도했는데 골키퍼에 맞고 흘렀지만, 수비수가 걷어내기 직전 골라인을 넘으며 득점이 인정됐다.

아르테타 감독은 메리노의 시의적절한 활용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최전방 자원이 부족할 땐 스트라이커로 중원 뎁스를 더할 땐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전반전 공격수로 활용하다 후반 막판 라이스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용병술도 보였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가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 사례를 남겼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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