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울산HD). 김진혁 기자
이동경(울산HD).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MVP 후보에 오른 이동경이 이날 팀 동료들 없이 홀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베스트11 수상자는 물론 각종 수상 후보에 울산HD 선수는 이동경 한 명뿐이었기 때문이다.

1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에 뽑힌 각 구단 수상자들과 후보들이 자리를 빛냈다.

올 시즌 이동경은 최고의 퍼포먼스로 당당히 MVP 수상 후보에 올랐다. 이동경은 올 시즌 36경기 13골 12도움을 기록했다. 김천상무 소속으로 34경기 13골 11도움, 전역 후 울산 소속으로 2경기 1도움을 올렸다. 시즌 내내 뛰어난 득점력과 연계 능력으로 남다른 공격포인트 생산력을 보인 이동경은 커리어 하이를 기록,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북현대의 우승을 이끈 박진섭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이동경(울산 HD). 서형권 기자
이동경(울산 HD). 서형권 기자

본 행사 전 취재진을 만난 이동경은 수상 소감을 준비했는지 질문에 “소감은 아직 준비 안했다. 사실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기도 하다. 일단은 가족들한테 정말 감사하다고 어떻게 말할 지만 생각했다. 다른 건 딱히 생각해 놓지 않았다”라며 “말을 잘 못해서 결국 막 어버버거릴 것 같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하겠다”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이동경에게 올 시즌은 의미가 남달랐다. 김천 소속으로 시즌 대부분을 군인 신분으로 치렀고 시즌 초부터 절정의 감각을 유지하며 생애 첫 MVP 후보에도 올랐다. 미디어 투표 기간 이동경은 스스로를 어필하는 손 편지를 쓰는 진심을 보이며 올 시즌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되새겼다.

관련해 이동경은 “작년에 입대하기 전 올 시즌처럼 좋은 모습을 보이고 군대에 가면서 올해를 준비할 때 한 시즌만 반짝 잘한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올해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했다. 올 한 해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라며 최근 갈비뼈 부상에 대해선 “몸은 괜찮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이동경(울산 HD). 서형권 기자
이동경(울산 HD). 서형권 기자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이동경의 모습에는 무언가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시상식에 대거 참석한 울산 선수단인데 올 시즌은 이동경 홀로 외롭게 참석했다. 본 행사 전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한 울산 테이블에는 이동경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혼자 온 게 어색하진 않은지 질문에 “좀 전에 혼자 있는게 어색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울산에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고 개인적으로 봤을 때도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해서 최대한 많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복잡한 팀 사정에도 울산은 간신히 K리그1 잔류를 성공했다. 시즌 중 감독이 3번 바뀌는 혼란 속에 울산의 경기력 역시 좀처름 답을 찾지 못하며 헤맸다. 결국 시즌 최종전 10위 수원FC가 스스로 발목이 잡히며 울산은 타력 잔류에 성공했다. 급한 불을 끈 이동경의 시선은 이제 내년에 있을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이동경은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기점으로 홍명보호에 승선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에도 명단에 포함됐으나 앞서 언급한 갈비뼈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동경. 서형권 기자
이동경. 서형권 기자

이동경은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팀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잘 준비하고 경기장에 나서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 부분을 제일 신경 쓸 것”이라며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선 “슈팅을 더 자신감 있게 시도하겠다. 어쨌든 축구는 골을 넣는 경기다. 제가 더 많은 연습을 해서 성공률을 높이고 신경 쓰면 좋을 것”이라고 각오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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